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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초연/서양 현대연극 “간판”/극단 산울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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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초연/서양 현대연극 “간판”/극단 산울림·반도서

입력
1994.1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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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여인의 키스/제비는 나폴레옹…/거미…/정치범과 남자동성연애자의 인간애/제비…/오케스트라를 사회에 비유한 1인극 서구 현대연극을 대표하는 작품들이 잇달아 공연된다.

 극단산울림은 95년 1월22일까지 산울림소극장에서 「해외명작시리즈」 두번째 작품으로 아르헨티나의 대표적 작가 마누엘 피그의 「거미 여인의 키스」를 무대에 올린다. 극단반도는 31일까지 연극실험실 혜화동1번지에서 독일작가 파트릭 쥐스킨트의 「제비는 나폴레옹 꼬냑을 마시지 않는다」(원제:콘트라베이스)를 공연한다.

 피그와 쥐스킨트를 각각 단번에 주요작가로 만든 두 작품이 한국에서 공연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거미 여인의 키스」는 76년 발표돼 남미문학 바람을 일으킨 같은 제목의  소설을 바탕으로 한다. 작가가 직접 각색해 81년 스페인에서 초연됐고, 뮤지컬로도 만들어져 지금도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되고 있다. 84년엔 영화로 만들어져 몰리나역을 맡은 윌리엄 허트가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기도 했다.

 극단산울림의 「거미 여인의 키스」는 소극장연극의 단순함을 최대한 살리는 공연이다. 감옥을 사실적으로 재현하기 위해 2평 정도의 좁은 공간만을 무대로 사용한다. 남성동성연애자인 몰리나(안석환 분)가 혁명가 발렌틴(남명렬 분)을 감옥에서 만나고 대화를 통해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연출가 채승훈씨는 『동성연애자와 정치범이라는 소재는 표피적인 것이다. 두 사람 사이의 평화와 근본적인 인간애를 드러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거친 정치적 투쟁에 시달리던 발렌틴은 몰리나가 들려주는 비극적인 사랑이야기를 들으며 마음의 위안을 얻고, 성적인 결합에까지 이른다는 내용이다.

 「제비는…」는 독일연극계에서 가장 자주 오르는 레퍼토리로, 극작가로 이름을 날린 작가 쥐스킨트는 후에 소설 「향수」 「비둘기」등을 써 독일문단에서 확고한 자리를 굳혔다.

 「제비는…」는 남자 배우의 모노드라마로 서양고전음악에 대한 재미있는 해석이 연극의 맛을 더해 준다. 오케스트라의 콘트라베이스 주자인 주인공(남상백 분)은 메조소프라노 가수 사라를 사랑한다.

 그러나 콘트라베이스 주자는 사라에게 말을 걸지도 못했다. 오케스트라에서 콘트라베이스는 전혀 눈에 띄지 않는 존재이다. 오케스트라를 거대한 사회라고 비유하는 주인공은 이 안에서 아주 조그만 역할밖에 못하는 자신을 한탄하면서 계속 콘트라베이스를 켠다.【이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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