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개편후 수석차관 맡아… 장관승진대기 1순위/과천쪽 “입성”욕심에 세종로쪽 “수성” 의지 맞서 차기 총리실 행조실장을 어느쪽이 차지하나. 일반인의 관심이 새로 올 장관 명단 맞히기에 쏠려있는 사이 총리실등 비경제부처가 모여있는 세종로청사와 경제부처가 밀집한 과천청사간에 차기 행조실장자리를 놓고 「수성」과 「입성」이라는 물밑 힘겨루기가 한창이다.
행조실장은 총리실의 간판업무인 일선부처의 정책조정을 통괄하고 실무적인 책임을 지는 자리로 이번 조직개편에서 수석차관으로 지위가 급상승했다. 업무의 성격상 직업관료가 맡을 수밖에 없는 행조실장은 직업관료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해보고 싶은 자리이다. 관계일각에서는 차기장관으로 나가는 대기번호 1순위로까지 내다보는 알짜배기 차관자리이다.
먼저 욕심을 낸 쪽은 과천청사. 특히 재정경제원으로 통합된 기획원에서 여러 이유를 내세우며 분위기조성에 열심이라는 소문이다. 가장 큰 명분은 이홍구신임총리가 경제에 대해 문외한인만큼 행조실장은 경제관료가 맡아 정책조정의 균형감각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차관회의를 주재해온 수석차관이 기획원차관이었다는 기득권도 내세우고있다. 기획원의 주장에 과천청사는 조직개편으로 자리가 많이 준 경제부처내의 인사숨통을 트자는 이해의 일치로 지지분위기이다.
조직개편에 따른 권한강화로 느긋해 하던 총리실이 발끈한 것은 과천의 분위기를 감지한 지난주초부터였다. 총리실은 새정부출범 이후부터 일해온 김시형행조실장의 향배를 정확히 알지 못해 입조심을 하고있지만 간부들의 입장은 단호하다. 자체승진은 못하더라도 기획원이나 재무부같은 힘있는 경제부처에 행조실장자리를 줘서는 안된다는 주장이다.
이구동성으로 『정책조정이란게 사실은 정책의 명분은 있으나 기획원이나 재무부등의 위세에 눌려 제대로 시행하지 못하는 비경제부처가 총리실에 지원을 요청해 이뤄지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말한다. 슈퍼파워부처출신이 행조실장으로 오면 「친정」을 의식, 힘있는 경제부처에 맞서 비경제부처의 정책조정요청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다는 현실론이다. 세종로청사도 같은 이유로 이를 지원사격하고 있다. 청와대가 어떤 명분을 받아들일지 주목된다.【이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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