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10대뉴스 선정·산타할아버지 초대/연하장 만들기·문화감상토론도 해볼만 세밑은 흥청거리며 보내기 십상이다. 어른들은 각종 송년회로 바쁘고 어린이들은 왠지 모르게 들뜬 기분으로 이 즈음을 보낸다. 얄팍한 상혼이 만드는 부산함을 피해 한 해를 차분하게 정리하는 방법은 없을까.
서울YMCA 청소년사업부의 전상무(35)간사는 『연말에 서로를 이해하는 기회를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고 「좋은 아버지가 되려는 사람들의 모임」 나원형(35)총무는 『연말은 가족과 함께 보내야 한다』면서 가장들의 참여를 촉구했다. 편지가족모임의 박경희(34)문화분과위원장은 『크리스마스 카드나 연하장을 만들고 보내는 일 자체가 이웃사랑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전문가들이 추천한 보람찬 세밑보내기 아이디어.
▷성탄맞이 놀이◁
▲산타할아버지 초대=어린이들은 산타할아버지에 대한 꿈을 지니게 마련이다. 굳이 미국상인들의 윤색으로 꾸며진 성니콜라우스의 전설이라는 설명으로 그꿈을 깨뜨릴 필요는 없다. 성탄 전야에 순록의 썰매를 끌고와 착한 어린이에게 선물을 한다는 신비로 동심이 풍요로울 수 있으면 그만이다.
서울YMCA(7343934) 서울시립 문래청소년회관(6757736) 한국유아교육연구회(7012390)같은 단체에서는 산타할아버지를 보내준다. 부모가 주는 선물을 대신 전달해주고 대화를 통해 아이의 나쁜 버릇도 일깨워준다. 크리스마스 트리를 배경으로 산타할아버지와 기념촬영을 할 수도 있다(키즈포토 5687224).
▲놀이공원이용=한 나절쯤 놀이공원을 찾아가 성탄기분을 느끼는 것도 방법이다. 인파가 몰리고 상투적인 느낌이 있지만 어린이들에겐 더할 나위없는 추억거리일 수 있다. 놀이공원마다 어린이를 겨냥한 연말·성탄 특별프로그램을 많이 준비해 두었기 때문이다.
서울랜드에서는 산타전설의 본고장인 핀란드 로바니에미시 근교의 산타빌리지를 재현한 산타마을을 18일 개장했다. 핀란드 전통가옥과 고성이 미니어처로 꾸며져 있고 핀란드 산타클로스협회에서 초청한 원조 산타와 사진을 찍는 기회도 있다. 용인자연농원에서는 성탄전야에 대규모 캠프 파이어가 벌어지는 가운데 게임프로그램을 망라한 레크리에이션축제가 열린다. 눈썰매 축하쇼와 얼음조각쇼등 볼거리도 제공한다. 롯데월드에서는 연예인들이 출연하는 사랑만들기축제가 열린다.
▷송년가정행사◁
▲어린이 표창=한해를 마감하면서 건강하게 지내준 자녀들에게 작은 선물을 주되 시상의 형식을 빌린다. 잘하는 것을 격려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제일 착한 어린이, 제일 노래 잘하는 어린이, 제일 건강한 어린이, 제일 씩씩한 어린이등 표창의 명목은 붙이기 나름. 문구는 자유롭게 하되 고급스러운 종이에 표창기분이 나게 해주고 평소 아이가 갖고 싶어했던 물건을 부상으로 주면 좋다. 성장기 자녀들에게 잊기 쉬운 덕목들을 일깨우는 계기가 될 것이다.
▲10대뉴스 선정=다사다난한 한해동안 가정 주변에서 일어난 대소사들을 꼽아보자. 우리집 10대뉴스라는 타이틀로 자녀의 출생이나 입학등 94년의 변화를 가족이 함께 선정하는 일은 즐거운 시간이 될 것이다.
나의 10대뉴스를 발표하는 것도 평소 알 수 없는 서로의 생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같은 맥락에서 가족 구성원 각자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나의 보물소개도 가능하다. 3가지 정도의 보물을 가지고 모여 그 이유에 대해 서로 얘기를 나눈다. 하나정도의 보물을 늘 기억하는 마스코트의 의미로 교환할 수도 있다.
▲역할극=부모자녀간, 부부간, 형제간 역할을 바꾸어 본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다툼도 잦은 법. 많은 대화와 서로의 노력으로 잘 지낼 수도 있지만 입장을 바꾸어 보는 역할극만큼 서로를 이해하기 좋은 방법은 없다. 각자가 지닌 옷이나 소품등을 이용해 실제에 가깝게 분위기와 상황을 설정할 수 있다. 자기위주로 살아가기 쉬운 자녀들에게 남을 이해하는 기회를 주고 새삼 관계의 중요성을 환기시킨다.
▲문화감상 토론=가족이 함께 연극이나 영화작품중 1∼2가지를 골라 감상한 뒤 느낌을 나눈다. 작품선정에 신경을 써야 한다. 특히 청소년 자녀가 있는 경우 다치기 쉬운 자녀의 감수성을 공유할 수 있다.
▷가족합동작업◁
▲가족 달력만들기=가족사진이 들어간 달력을 만든다. 사진을 선정하고 가족의 생일 제사등 각종 기념일의 날짜만 확인해 달력제작업체에 맡기면 된다. 결혼기념일이 낀 달에는 결혼식 사진, 가족의 생일이 있는 달에는 주인공의 사진을 넣는다. 틀에 박힌 풍경사진이나 유명 연예인의 얼굴사진으로 만든 달력보다 가격이 비싼 게 흠이지만(3만5천∼5만원) 가족의 한해일정을 서로 알 수 있고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기회가 된다.
▲연하장 만들기=가족사진을 넣은 연하장을 친지들에게 보낸다. 연하장을 보낼 대상선정에서부터 제작까지 가족이 함께 한다. 표지는 가족구성원이 함께 찍은 사진을 쓰고 두꺼운 도화지와 종이만 있으면 충분하다. 연하장의 내용도 각자가 한 마디씩 써넣어 온 가족의 사랑과 정성을 멀리 떨어진 친지들에게 보낼 수 있다.
▷나들이 기획◁
▲가족캠프=여러 가족이 참가하는 가족캠프를 연말에 갖는 것도 좋다. 야외에서 캠프 파이어도 할 수 있고 이튿날 가벼운 등산도 한다. 스키장이나 온천지역등 예약이 어려운 곳만 피하면 조용한 장소는 많다. 관광농원이나 철 지난 관광지, 민박등을 이용할 수 있다.
▲기행=세밑을 흰 눈이 쌓인 자연속에서 보낼 수도 있다. 다만 막연한 겨울여행보다는 주제를 지니는 게 좋다. 역사기행(중원문화권 백제문화권 신라문화권) 먹거리여행(각 지방의 음식문화를 즐김)등 가족의 의견을 모아 여행의 주제와 목적지를 정한다. 무박2일로 기차여행을 다녀오는 것도 좋다.【이재렬·김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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