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한국,개발도상국 “공식 탈피”/세계은행(IBRD)차관 졸업 의미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한국,개발도상국 “공식 탈피”/세계은행(IBRD)차관 졸업 의미

입력
1994.12.22 00:00
0 0

◎ADB 등 공공차관 최종마감/수혜서 공여국으로 위상전환/32년간 87억불 도입… 「통일등 중요요인땐 재개」단서 우리나라가 20일(현지시간)세계은행(IBRD)차관으로부터 「졸업」, 더이상 신규해외차관을 들여오지 않는 국제금융계의 새 위상을 구축하게 됐다.

 세계은행은 이날상오 워싱턴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2건의 대한차관 승인을 끝으로 한국을 세계은행차관 수혜대상국에서 완전히 제외시켰다.이날 승인된 마지막 대한차관은 부산 도시교통시설 확충을 위한 1억달러규모의 차관과 부산 폐수처리및 군산 폐기물 소각시설 건립을 위한 7천5백만 달러짜리 차관으로 앞으로 15년동안 분할상환하게 된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 32년동안 세계은행으로부터 받아온 장기저리의 공공차관원조를 더이상 제공받을 수 없게 됐다. 특히 IBRD차관 「졸업」은 그동안 한국이 아시아개발은행(ADB)차관, 독일의 KFW차관, 일본의 OECF차관등에 이은 최종해외차관 마감이어서 이를 계기로 한국이 개발도상국 지위를 공식적으로 벗게 되는 상징성이 부각되고 있다.

 IBRD등 국제금융기구는 개도국의 경제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일정기준에 따라 선정한 차관수혜국을 지원해오다 한국과 같이 연평균 개인소득이 5천달러를 넘는 나라에 대해서는 더이상 국제공공차관 제공이 필요치 않다고 판단, 「졸업(GRADUATE)」이란 명목으로 수혜국 지위의 탈피를 종용해왔으며 우리나라는 이에따라 3년전부터 졸업의사를 표명해왔다. 한국은 세계은행 창설이후 26번째의 차관졸업국이 됐는데 1백78개 세계은행 회원국중 프랑스가 1947년에, 일본이 67년에, 이스라엘과 싱가포르가 75년에 각각 차관졸업을 했던 점을 상기해 볼 때 우리나라의 차관졸업은 뒤늦은 감이 있다.

 원봉희세계은행 대리이사는 이날 우리나라의 세계은행 차관 졸업 사실을 전하면서 『한국의 IBRD차관 졸업은 더이상 우리나라가 개발도상국지위에 머물러 있지 않으며 차관수혜국입장에서 탈피해 공여국입장으로 국제사회적 위상을 전환하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은행은 지난 62년 1천4백만달러 규모의 제1차 철도차관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87억1천9백만 달러(대미 달러환율 793.50원 적용시 6조9천2백억원 상당)에 달하는 총 1백20건의 차관을 한국에 제공해왔다. 이같은 대한차관은 도로 철도 항만 댐 전력 상·하수도 농업 교육 경제구조조정등 다양한 부문에 쓰여졌는데 IBRD의 통계에 의하면 전체차관의 46%는 전력등 에너지 부문에, 13%는 교육등 사회부문에, 8%는 농업부문에 각각 쓰여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결국 차관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의 새로운 지위를 갖게 됨에 따라 이른바 세계은행의 지분참여율을 높이는 노력을 계속 기울여 나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이와함께 지난 91년에 차관졸업계획서를 세계은행에 제출하면서 오일쇼크나 통일과 같은 중요한 경제변동요인이 발생할 경우 다시 세계은행의 차관제공을 받을 수 있다는 조건을 달아놓았었다. 

 그러나 당시의 계획서 문안에는 단순히 「졸업기간 동안」이란 표현을 사용,실제로 「졸업한 이후」에도 재차관제공이 가능한가 하는 문제는 여전히 논란의 소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하지만 워싱턴의 많은 금융전문가들은 한국이 만일 거대한 통일비용이 필요한 상황을 맞게될 경우 국제기구의 의결로써 이를 위한 지원방안이 강구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워싱턴=정진석특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