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첸군,수도함락대비 산악에 지휘소마련/주변 회교자치지역·국가에 대러 항전촉구/사하로프미망인,러군무력개입 강력 비난 ○…그로즈니시에 진입한 러시아군은 19일 밤(이하 현지시간) 시내중심의 대통령궁에서 불과 6 떨어진 지점까지 근접한채 체첸공화국군이 결사항전을 벌이고있는 거점에 대한 공습과 미사일공격을 퍼붓고있다. 또 피란민탈출을 유도하기위해 터놓았던 남쪽 진입로마저 완전차단, 그로즈니시를 고립무원의 고도로 봉쇄한 채 두다예프체첸대통령에게 항전포기냐, 함락이냐의 선택을 강요하고 있다.
그로즈니시 북쪽외곽에 주둔중이던 러시아군은 이날 전격 지상전을 전개하며 수냐강을 도강해 시내로 진입, 체첸군과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있다.
○…체첸 수도 그로즈니시에대한 러시아의 파상적인 압박 공세가 계속되자 이에 맞선 일부 체첸 국민은 20일 그로즈니시 외곽에서 손에 손을 맞잡는 「인간 사슬」을 형성, 러시아군의 진격을 육탄저지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의하면 부녀자와 노인등 수만명의 체첸 시민들은 그로즈니시 서쪽의 한 주요도로에서 서로 손을 이어 잡은채 『옐친은 전쟁을 중지하라』 『형제들의 피를 더이상 뿌리지마라』는등 반러시아 구호를 외치면서 시위를 계속했다. 특히 평화를 상징하는 하얀색 스카프를 머리에 둘러싼 부녀자들은 영하20도가 넘는 매서운 추위에도 불구, 러시아군의 진입 예상 도로를 봉쇄한채 시위 선봉에 나섰다.
○…체첸군은 대통령궁을 중심으로한 방어선을 강화시키는 한편 러시아군 후미를 치는 우회전술로 항전을 계속하고있다. 또 그로즈니 함락에 대비, 남부산악지대에 게릴라전을 위한 지휘소를 개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체첸전쟁이 격화되면서 제2의 코카서스 전쟁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두다예프대통령은 대러시아 항전이 「지하드(성전)」임을 공공연히 내세우며 인근 회교자치지역인 잉구세티아, 압하지아, 오세티아의 동참은 물론 아제르바이잔 터키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등 주변 회교권국의 가담을 재촉하고있다. 실제로 아프가니스탄 무자헤딘(회교전사)이 두다예프의 용병으로 가담하고 있으며 침공 첫날 잉구세티아가 체첸지지를 표명한데 이어 코카서스지역에 폭 넓은 영향력을 갖고있는 북카프카스인민동맹이 19일 대러시아항쟁에 동참한다며 1천명이상의 병력을 체첸측에 파견하겠다고 선언했다.
○…체첸사태가 전면전으로 치달으며 국내외 우려의 목소리도 고조. 이날 브뤼셀에서 회동한 유럽연합(EU) 12개국 외무장관들은 카프카스지역의 불안정 가능성에 우려를 표명하고 체첸공화국에서의 「군사행위 확대」중지를 러시아에 촉구했다고 클라우스 킨켈독일외무장관이 전언. 그러나 외무장관들은 체첸공화국 사태가 「러시아 내부의 문제」라는 점을 강조, 내정불간섭적인 태도를 견지했다. 한편 지난 91년 분리독립한 에스토니아인들은 이날 수도 탈린의 미국대사관앞에서 미국정부의 「비간섭」 자세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또 노벨 평화상수상자 고 안드레이 사하로프의 미망인 예레나 보너여사는 무력개입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높아 조만간 체첸공화국에 배치한 병력만큼 모스크바에도 병력을 배치해야 할지 모른다고 경고하고 러시아군에 상부의 「범죄적」 명령에 불복할 것을 촉구했다.【모스크바=이장훈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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