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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되는 북의 헬기계략(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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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되는 북의 헬기계략(사설)

입력
1994.1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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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의 관심은 지금 북한이 비무장지대에서 격추하여 생존 및 사망한 2명의 미군헬리콥터조종사들을 조기에 송환할 것인가 아니면 종래의 습관대로 장기억류하면서 대미·대한국공격에 이용할 것인가에 쏠려 있다. 그것은 북·미간 핵타결 이후 휴전선 일대에서 처음 발생한 사건이어서 사건처리와 관련, 북한이 취할 태도가 매우 주목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이 이 사건에 대해 이중적 자세를 취하고 있음은 주목할 만하다. 사건발생 수시간 후 평양방송등을 통해 『영공을 침범하여 격추시켰다』며 「도발행위」라고 규정하는 한편 방북중인 리처드슨미하원의원에게는 『불행한 일로서 사건경위를 조사중』이라고 밝히고 있는 것이다.

 과거 「미제의 침략행위」라며 장기억류와 함께 격렬한 비난을 퍼붓고 사과를 요구했던 것에 비해 태도가 크게 완화된 것이다. 이같은 이중적 자세는 안으로는 「도발」을 내세워 결속을 꾀하고 미국에 대해서는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속셈이 분명하다.

 북한은 조사 후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송환하되 정치적 효과를 크게 올리겠다는 것이다. 먼저 오랫동안 주장해온 미국과의 평화협정체제를 강력히 요구할 것이다. 이미 정전 협정체제를 무시, 군사정전위를 무력화시킨 북한이 미국측의 비서장회의 소집제의를 거부한 뒤 판문점의 일직장교회의에만 응한 뜻도 여기에 있는 것이다.

 다음 장차 이같은 사건의 신속한 수습·해결을 내세워 북·미연락사무소의 조기개설을 노릴 것이다. 또 금명간 『조사결과 영공을 침범했지만 인도적인 견지에서 송환한다』며 미국민과 의회에 선심 제스처를 쓰는 것이다.

 한 마디로 북한은 이번 사건과 관련, 강경자세로 오랜 핵카드의 구사 끝에 힘겹게 얻은 대미관계개선과 경수로건설합의등을 포기할 뜻은 전혀 없지만 정치적으로 최대한 이용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로서는 북한의 이같은 계략을 결코 묵과할 수 없다. 정전협정의 평화협정으로의 대체는 남북간의 협의사항이고 연락사무소개설도 북한의 핵합의실천, 특히 남북대화재개를 통한 관계개선과 병행돼야만 한다.

 헬기사건과 평화협정추진, 연락사무소 조기개설등과는 전혀 무관한 것이다. 헬기피격도 그들 주장대로 정말 영공을 침범한 것인지 일기불순으로 인한 우발적인 월경인지도 분명 가려져야 하지만 북한은 부질없는 계략을 버리고 생존자와 유해를 즉각 송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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