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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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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4.1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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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속되는 겨울가뭄과 계절적 갈수기를 맞아 국토의 젖줄인 강들이 저마다 각종 오염으로 비명을 질러대고 있다. 이달들어 대구 인근 사문진 다리지점 낙동강 본류에서 이미 인체에 치명적인 유독성 중금속 시안과 카드뮴이 환경처측정결과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되어 비상이 걸려 있는 것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지난 80년 환경처 수질측정개시 이후 우리나라 4대강 본류에서 중금속이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된 게 처음이라는 데도 이제는 별다른 주목조차 받지 못할 정도로 모두가 둔감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환경처가 대구지역공단의 도금업체에서 폐수를 무단방류한 때문으로 보고 합동단속에 들어갔다지만 이미 흘러내린 폐수에는 속수무책일 따름인 것이다. ◆시안이란 인체의 헤모글로빈과 결합하는 능력이 산소보다 2백배나 강해 심하면 호흡곤란·마비·현기증을 일으키고, 카드뮴이 무서운 「이타이 이타이」병의 원인물질임은 이제 모두가 알고 있다. 지난 91년 페놀소동에 이어 올 1월에는 암모니아성 질소, 그리고 6월 말엔 발암성물질인 디클로로메탄유입에 따른 취수중단 등등의 사태로 낙동강은 이제 끊임없는 수난의 강이 되고 있다. ◆때마침 영산강의 수질오염도 가속화되어 내년 1월부터 4월까지 섬진강의 주암댐물을 하루 15만톤씩 끌어들이기로 했다고 한다. 32의 도수관로와 지천 27등 모두 59를 통해 마치 중환자가 수혈을 받듯 다른 강으로부터 물을 공급받기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이처럼 다른 강물이라도 댈 수 있는 건 다행이다. 낙동강 본류와 같은 큰 강은 그런 처방도 불가능하다. ◆이러다가는 미천문학자 칼 세이건의 『늦기 전에 외계 식민지라도 개척해야 한다』는 주장이 실현되어야 할 위기이다. 모두 정신을 차려 강을 살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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