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은 윤곽… 「자리」는 유동적/박 실장 등 거취 큰관심… 막판 변수가능성/“일부실세 당분간 휴식… 단기구도” 분석도 김영삼대통령은 내각과 청와대비서실등 정부요직 개편과 관련, 인선의 마무리단계에 들어가 기용대상은 이미 결정한 상태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몇몇 핵심포스트에 대해서는 누구를 어느 자리에 앉힐 것인가를 놓고 김대통령이 마지막 고심을 거듭하고 있고 따라서 막판에 뒤바뀔 가능성은 남아 있다는 얘기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즉 통일부총리 청와대비서실장 안기부장 내무장관등에 임명할 전체 「가용자원」의 윤곽은 잡혔지만 이들 대상자들이 맡을 자리는 장기판의 말처럼 첫수를 어떻게 두느냐에 따라 여전히 바뀔 여지가 많다는 것이다.
이는 김대통령이 국정과제를 효율적으로 실천해 갈 주요 포스트의 라인업에 대해 그만큼 신중하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이들 자리에 누구를 기용하느냐가 향후 장기적인 국정운영구도와 전혀 무관하다고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이번 정부요직 개편을 앞두고 최형우내무장관 박관용비서실장 김덕룡의원 서석재전의원등 4인의 거취도 관심의 대상이고 어느 면에서는 이들중 일부의 거취가 마지막까지 핵심포스트 임명의 변수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우선 변수는 박비서실장이다. 박실장은 4선의원직을 내놓고 문민정부의 첫 청와대 비서실장직을 맡아 2년가까이 김대통령을 최측근에서 보좌해 왔으면서도 김대통령의 인선구상 초기 이미 김대통령의 뜻에 맡기겠지만 『쉬고 싶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박실장은 당초 이홍구통일부총리의 총리임명구도보다는 이부총리의 유임으로 보고 자신이 민선부산시장후보로 나서는 것을 염두에 두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통일부총리가 비게 됨에 따라 김대통령이 박실장을 통일부총리에 임명할 것이냐, 쉬도록 할 것이냐의 미묘한 문제가 생겼다. 현재 청와대의 분위기로는 쉬는 쪽이라는 관측이 더 우세하다. 박실장과 권력핵심과의 관계변화를 점치는 얘기도 있다. 박실장이 쉬게 된다면 유임설이 유력한 김덕안기부장의 통일부총리 임명가능성이 있고 반면에 박실장이 통일부총리를 맡게 되면 김부장은 유임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박실장은 그냥 물러나고 김부장은 유임될 가능성도 있다. 어느쪽이든 안기부장이 바뀌면 후임에는 권영해전국방장관이 유력하다는 관측과 함께 서전의원의 얘기도 있다. 비서실장에는 세계화에 걸맞는 한승수주미대사가 유력시되는 가운데 김우석건설장관도 거론된다. 일부에서는 한리헌경제수석이 있으므로 경제통보다는 국내정치를 아는 실장이 적합하다는 지적을 하고 있고 이에 따라 김장관과 함께 서전의원이 이 자리에도 거론된다.
가장 오리무중인 상태는 내무장관이다. 민자당의원들 이름이 나오면 지자제선거 주무장관을 여당의원이 맡을 수 있겠느냐는 반론이 제기되고 여기서도 서전의원이 거론되지만 동해보궐선거문제가 걸릴 것이라는 지적 역시 만만찮다. 민주계 실세들의 거취와 관련해 가장 큰 관심은 이처럼 서전의원이다. 어차피 일선복귀를 할 때 아니냐는 관측속에 여러자리에 모두 거론되고 있으나 정무장관기용이 유력하고 청와대에 정책수석이 신설될 경우 이 자리도 가능성이 있다.
최내무장관은 당초 민자당지도체제개편이 있으면 부총재 경선출마나 위상이 강화되는 것을 전제로 한 중앙상무위의장을 맡을 것이라는 얘기가 있었으나 기구개편이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남에 따라 당분간 쉬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덕룡의원도 서울시장선거에 나서느냐에 관계없이 이번에는 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대통령의 이번 인사가 향후 「정치전개」를 확실히 파악케 하는 구도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이런 이유들 때문이다.【최규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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