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이어 수출전선까지 위협/정부 안일대책일관 위기가중 국내외적으로 독보적 아성을 구축해왔던 한국인삼이 최근 총체적위기를 맞고 있다. 우리나라 상품의 얼굴인 한국인삼이 내수시장은 물론 수출전선에서 극심한 도전을 받게 된 것이다. 최근 중국인삼제품이 국내시장 깊숙이 파고들어 저가물량공세를 펴는데다 북한 일본등이 적극적으로 인삼 수출시장에 뛰어들어 한국의 자존심을 자극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은 특히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타결로 국내 농산물시장의 개방을 앞두고 벌어지고 있는데도 정부의 인삼관리정책은 구태의연한 실정이어서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인삼협동조합중앙회에 의하면 대만 홍콩등 인삼 최대수요국가들은 수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중국 미국 뉴질랜드등과 대규모계약재배를 하는등 인삼 수출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북한 역시 중국에서 생산되는 건삼등 각종 인삼류를 대거수매한뒤 가공제조해서 「고려인삼」으로 판매하고 있어 만만찮은 수출경쟁상대가 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유명 생약회사를 주축으로 한국토양과 비슷한 중국의 지린(길림)성부근에 1백여만평 규모의 포지(인삼밭)를 확보하는 한편 뉴질랜드등지에서 인삼계약재배에 들어갔다.
또 한국삼 수출량의 80%를 차지하는 최대인삼시장인 대만도 중국 길림성지역과, 홍콩은 중국과 미국등지에서 대규모의 인삼 계약재배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삼협동조합중앙회 이표주(55)영업부장은 『한국인삼이 독주하던 국제시장이 크게 잠식당하고 있다』며 『특히 일본은 종래의 중국삼에서 문제가 돼오던 잔류성 유해농약성분을 완전히 없앤 인삼을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각국의 수출경쟁이 이같이 치열한 가운데 한국인삼은 지난해 5월 독일에서 망신을 당했다. 한국담배인삼공사가 독일에 수출한 홍삼 농축액 2만6천3백70개(미화 27만달러)와 인삼차 7천1백여개(미화 29만달러) 에서 인체에 유해한 살균제용 농약성분이 검출돼 전량 반환조치되는 수모를 겪었다.
한국담배인삼공사는 수출시장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 이같은 사실을 비밀에 부친뒤 독일측과 협상을 벌였으나 피해보상문제를 매듭짓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의 인삼재배농민들은 정부가 지난 17일 홍삼전매제도 폐지를 골자로 한 인삼산업 활성화방안에 대해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이들은 전매제를 없앨 경우 저가의 중국산 홍삼이 무더기로 밀반입돼 국민건강을 해칠 우려가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인삼협동조합중앙회 금시(56)전무는 『내년부터 34톤이상의 인삼이 수입개방되고 국내외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잃게되면 한국인삼은 벼랑끝에 방치되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장학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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