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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회동후 더하는 궁금증/JP,과연 승부수 던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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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회동후 더하는 궁금증/JP,과연 승부수 던졌나

입력
1994.1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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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종일관 침묵… “대통령 회답 기다리는듯”/측근들도 “할말 다했을것”… 담판쪽에 무게 최근 민자당 지도체제개편과 관련해 불편한 심기를 잇달아 표출했던 김종필대표는 18일 평상시와 다름없는 휴일을 보냈다. 하오 1시 공화계인 이택석의원 장남 결혼식에 참석해 주례를 보고 곧바로 청구동 자택으로 돌아가 가족들과 지냈다. 평소와 다른 점이 있다면 손님이 많이 찾아왔다는 것이다. 대부분 전날 있었던 청와대 주례회동의 내용이 궁금해 찾아온 방문객이었다.

 이날 결혼식장에는 상당수의 공화계 정치인들이 참석했다. 그러나 누구도 김대표에게 「현안」에 대한 궁금을 물어보지 못했다. 표정만 살필 뿐이었다. 김대표는 이의원의 고교후배로서 결혼식에 참석했던 민주계 핵심 김덕룡의원과 악수를 나눴지만 어색한 분위기였다. 김대표는 결혼식이 끝난 뒤 피로연에 참석지 않고 곧바로 집으로 향했다. 차에 동승한 이긍규 의원이 이런저런 말을 걸었으나 시종 고개만 끄덕일 뿐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보도진과 마주칠 때는 아예 대꾸조차 하지 않았다.

 평범한 휴일일정이었지만 김대표는 분명 달랐다. 침묵을 시작했다. 표정은 전날 주례회동 직후와 마찬가지로 굳어있다. 마치 시위를 하는 듯했다. 김영삼대통령과만 할 말을 하겠다는 굳은 의지의 표현으로도 보였다.

 실제 김대표는 전날 김대통령과의 주례회동에서 모든 말을 다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회동은 평소의 2배정도인 1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김대표는 평소 들고가던 누런 보고용 서류봉투도 챙겨가지 않았다. 측근들은 회동후 『김대표가 모든 말을 다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표의 생각을 잘 알고있다는 평가를 받는 조부영의원은 『가부간에 얘기를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마음의 병이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주례회동전 김대표를 만났던 다른 당직자들도 『김대표가 대단한 각오를 하고 있는 것같았다』고 전했다.

 주례회동의 전후사정을 살펴보면 김대표가 상당히 단도직입적으로 김대통령에게 자신의 입장을 설명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나아가 김대통령의 명확한 입장표명을 요구했을 가능성도 크다. 일각에서는 김대표가 「승부수」를 던졌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김대통령은 분명한 생각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표에게 만족할만한 답을 주지 않은 것이다. 이는 내년전당대회에서 지도체제개편을 의미하는 당헌개정을 않겠다거나 김대표가 계속 유임될 것이라는 언질이 없었음을 뜻한다.

 물론 김대통령이 김대표 거취에 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해도 그것이 곧바로 김대표의 퇴진을 의미한다고는 볼 수 없다. 김대통령 자신이 마음을 정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대통령의 확실한 언질이 없는 한 김대표측의 불안감은 계속될 수 밖에 없다. 오히려 17일 주례회동이 의구심을 증폭시키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이날 주례회동이 김대통령과 담판을 시작하는 자리였을 것이라는 관측이 상당한 설득력을 얻고있다. 자신이 던진 「승부수」가 받아들여지면 없던 일로 치고 아니면 결단을 내리겠다는 생각을 하고있는지도 모른다. 침묵은 바로 김대통령의 답을 기다리는 김대표 특유의 행동양식일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김대표가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면 민자당의 지도체제개편논란은 가까운 시일내에 양단간 결론지어질 가능성이 크다. 김대표의 유임으로 끝나거나 아니면 김대표가 모종의 행동을 하는 방향으로 결정될 것이다. 어느 방향이든 그 시점에 김대표의 침묵도 마감될 것으로 보인다.【정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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