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여 9백명중 5백50명 6급이하/해외연수등 해소방안 간부직에 초점/신설조직배치 계획 대우등 비현실적/1과12명 제한… 「생존」직원도 업무과중 걱정 정부의 조직개편으로 하위직공무원들이 더 추위를 겪고 있다. 조직개편에 따른 새로운 일자리마련이나 해외연수등 잉여인력해소방안이 주로 간부직공무원들에 초점이 맞춰져 논의되자 6급이하의 하위직공무원들은 남모르는 눈물을 흘리고 있다. 정부의 각종 정책이 나올 때마다 야근을 하며 과장 사무관의 실무작업을 돕는 하위직공무원들은 바로 공직의 기초조직이다. 이들은 간부직공무원에 비해 달리 선택의 폭이 거의 없는데도 정부의 인력해소방안에서 뒷전에 밀려 소외되고 있다는 생각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조직개편으로 자리를 잃는 공무원 9백명가운데 하위직공무원이 61%인 5백50명으로 5급이상 공무원 3백50명보다 2백명이 더 많다. 이들에 대해 정부는 4백20명을 신설조직등에 우선 배치하고 70명은 국내외에 연수를 보내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당사자들은 정부가 마련하고 있는 대책이 너무도 비현실적이라고 말하고 있다.
신설조직 배치계획안에 의하면 고용보험을 다룰 근로복지공단이 2백90명을 받아들이게 돼있다. 이때문에 요즘 과천 정부청사 사무실에는 근로복지공단 설립계획서가 한창 회람되고 있다. 공직생활을 그만두고 나갈 것인지의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서다. 조직과 대우등을 본 직원들의 결론은 『아니올시다』이거나 『설립계획 자체가 세부적으로 결정돼야 지원여부를 판단할 수 있겠다』고 말하고 있다. 공직에서 6급으로 4년이상 일했으면 부장으로 채용되지만 급여는 별 변동이 없어 괜히 직책만 인플레될 뿐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7급공무원의 경우엔 차장자리를 준다지만 과장이 없는 차장이니 사실상 과장인 셈이다. 그럼에도 이정도의 자리면 아무런 미련없이 나가겠다는 직원들도 있다. 더 이상 자신들에 대한 배려를 기대할수 없기 때문이다.
국세청등에서도 90명을 받아들일 계획이다. 국세청의 경우 과천의 공무원들은 일반직이라서 세무직시험을 따로 봐서 합격해야 한다. 합격해서 국세청에 가더라도 대부분은 지방으로 배치받을 각오를 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경력도 인정받지 못하는 불이익이 있다.
하위직 공무원들은 간부들처럼 자신들이 직접 나서서 자리를 만들거나 줄을 잡기에도 한계가 있다. 그래서 그저 있는 계획이라도 총무처가 제대로 지켜주기를 바라는 사람들도 많다.
하위직 공무원들은 정부가 조직개편을 하면서 1과에 12명으로 인원을 일시에 제한한 것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한다. 12명은 과장 1명, 사무관 5명, 일반직원 5명, 여직원 1명등으로 구성된다. 이렇게 되면 남아있는 직원들도 업무량 때문에 죽을 지경이 된다. 일반직원의 경우 단계적 축소안을 뒀으면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나가는 무리나 남은 직원의 업무량과다등을 피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만큼 일반직원에 대한 배려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재무부의 경우 예전같으면 금융기관에 취직하는 방안등이 가능했으나 최근엔 이것도 쉽지 않은 형편이다. 대부분 직원들은 이번 조치로 공직생활을 그만 둘 수도 있다고 아내에게 말해둔 상태이다.
자리를 떠야 할 하위직공무원수가 60∼70명에 이르는 상공자원부의 개편실무를 담당하는 간부들은 해외파견이나 유학중인 직원들이 하루밤에도 10여통씩 국제전화를 걸어 『나는 어찌 되느냐』고 물어오는 통에 대답이 궁해 난처한 입장이다. 국장이상 간부들은 최근 밤늦게 부하직원의 「호출」전화를 받고 집근처 포장마차등에서 하소연을 듣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다.
당초 18개에서 13개로 감축대상과가 줄어든 건설부는 교통부를 합쳐 6급이하 공무원중 1백명가량이 감원대상이다. 이들중 일부는 연수를 가거나 산하기관 파견형태로 공무원 신분을 보장받게 되지만 나머지 대부분 공무원들은 산하단체나 일반기업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옷을 벗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기술직공무원들의 경우 건설업체로 자리를 옮길 것을 모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홍선근·이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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