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국경없는 경제전쟁」시대 돌입/WTO비준안 국회통과 의미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국경없는 경제전쟁」시대 돌입/WTO비준안 국회통과 의미

입력
1994.12.17 00:00
0 0

◎농산물·지재권분야 최대 타격/자동차·전자 “득” 기계·조선 “실”/유통업계 이미잠식… 건설설계도 열세 세계무역기구(WTO)체제가 내년 1월1일 정식 출범한다. WTO는 우루과이라운드(UR)의 산물이다. 다음달부터 전세계 경제가 UR파고에 휩싸이게 된 것이다.

 국회는 WTO협정비준동의안처리를 16일 마무리지었다. 정부는 김영삼대통령의 서명을 받아 비준서를 연내에 관세무역일반협정(GATT)사무국에 제출할 계획이다. GATT는 자동 해제되어 다음달 1일부터 WTO로 개편된다.

 WTO체제는 한국경제에 엄청난 변화를 강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부보호라는 「온실」이 대부분 없어지기 때문이다. 농업이 대표적이다. GATT체제가 국경을 인정한 제한적 경쟁의 시대였다면 WTO체제는 국경없는 무한경쟁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GATT는 시장개방대상은 주로 공산품이었다. 국내 농산물과 서비스시장은 그동안 무풍지대였다. 그러나 WTO는 공산품은 물론이고 농산물 서비스(금융 보험 유통 운수 통신 관광 건설등) 지적재산권등 모든 경제분야에 대한 자유로운 교역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쌀 5만1천톤 수입

 우리에게 있어 가장 큰 충격은 농산물시장 개방이다. 정부는 UR협정에 따라 내년에 5만1천톤의 쌀을 수입하기로 했다. 농민들이 필사적으로 저지했던 쌀시장 개방이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여기에다 쇠고기 돼지고기 유제품 고추 마늘 양파 참깨 보리등도 관세율이 높기는 하지만 수입이 자유화된다. 국내 주요농산물가격은 국제가보다 보통 3∼4배, 최고는 10배가량 높은 실정이어서 고율의 관세를 부과한다 해도 수입품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우리의 「신토불이」 농산물이 수난을 면치 못하게 된 것이다.

 농산물 다음으로 타격이 예상되는 분야는 특허권 저작권 상표권등 지적재산권이다. 컴퓨터 의약 출판등이 상당한 로열티를 추가부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허권은 출원일로부터 20년간, 컴퓨터프로그램을 포함한 저작권은 권리자의 생존기간은 물론이고 사후(사후) 50년간 보호되기 때문이다.

 공업분야는 전체적으로 득이 많을 것이지만 몇몇 업종은 어려움이 가중되는등 명암이 엇갈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WTO체제출범으로 많은 득을 볼 업종은 자동차 전자 섬유 철강 화학등이라고 전망했다. KIEP는 음식료 종이등은 WTO출범으로 다소 유리한 면이 있지만 일반기계 조선 중전기 가구등은 불리하다고 밝혔다.

○경쟁력제고 유일대안

 서비스분야에서는 건설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벌써부터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유통업이 대표적이다. 미국 일본등 유명유통업체들과 제조업체들이 유통시장진출을 위해 이미 시장조사에 들어갔다. 건설시장은 어느 정도 경쟁력이 있다고 하지만 국내건설시장이 3∼4년후에 완전 개방될 경우에는 기술집약형의 고부가가치분야는 시장방어가 어려울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토목건축설계분야 소프트웨어분야 건설공사관리 건설감리등에서는 열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WTO의 선택은 국내상황에 관계없이 불가피한 것이었다. 대외의존도가 60.3%(일본은 19.4%)에 달하는 우리나라로서는 WTO를 거부하여 선진국으로부터 무차별적인 무역보복을 받을 경우 사실상 생존이 불가능하다. 좋든 싫든 일단 수용한 다음 경쟁력을 키워 나가는 것이 유일한 대안인 것이다. 세계일류가 되지 못하면 외국기업의 무차별 공세에서 살아남기 어렵게 됐다. WTO는 정부의 경제정책과 기업의 경영전략은 물론이고 일반국민들의 생활에 이르기까지 엄청난 지각변동을 일으킬게 분명하다.【이백만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