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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되는 군 사기저하(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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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되는 군 사기저하(사설)

입력
1994.1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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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의 높은 사기는 가장 큰 무기다. 사기가 떨어진 군대는 아무리 장비가 뛰어나도 그 임무를 충실히 수행할 수가 없다. 우리군의 사기가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국방부 보고서는 이런 점에서 커다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미국과 북한이 연락사무소 개설을 눈앞에 두는등 국제질서가 아무리 변했어도 우리가 가장 경계하고 신경을 써야 할 남북대치 상황은 옛 그대로고, 그것도 김일성사후 북한의 정정이 어느 때보다 불안정한 때에 이같은 사기저하는 우리의 안보태세를 위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민정부가 들어선 후, 그동안 군이 가지고 있던 부정적인 면을 도려내기 위해 많은 조치를 취했다. 이것은 군이 국민의 군대로 거듭나도록 하기 위해 부득이한 조치였다.

 그 결과 정치성 및 파벌제거와 부정부패 근절로 민주군대로 육성한다는 본래의 의도는 어느 정도 달성했다고 볼 수 있으나 이를 군의 사기로 연결시키는 데는 실패했다는 것을 이번 조사가 말해준다.

 이는 우선 군이 가지고 있는 특성에 대한 이해 부족과 사회의 군에 대한 관심이 엷어진데 따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군은 성격상 사회의 어느 직종보다도 위험성이 높은데다 벽지생활을 해야 하는 어려움을 지니고 있다.

 이때문에 군이 대표적인 3D직종의 하나로 떠오르는 상황에서 사회의 군에 대한 관심마저 더욱 멀어짐에 따라 사회와의 괴리감이 확산됐다. 여기에 군을 민주군대로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정부가 단시일안에 취한 갖가지 조치와 낮은 복지수준은 직업군인들의 긍지에 커다란 상처를 입혔다.

 이러한 실태는 우수한 인재가 사관학교 지원을 기피하고 장교나 하사관이 임무를 소홀히 하며 사병이 장교를 구타하고 장교가 탈영하는 건군사상 유례가 없는 불상사등으로 이어져 사기지수가 2년전보다 3점정도 떨어지는 현실을 낳은 것이다.

 군의 사기저하란 걱정스런 사태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민들의 군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국민의 지원없는 군대는 존재할 수 없고 군대없는 국가안보는 있을 수 없다는 현실을 다시한번 국민 모두가 인식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일반기업의 82%수준이란 봉급과 겨우 50%선에서 맴돌고 있는 장교와 하사관의 주택문제나 자녀교육문제 해결등의 복지향상을 통한 사기진작책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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