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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우 “당활성화는 소신일뿐”(민자 전당대회: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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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우 “당활성화는 소신일뿐”(민자 전당대회:3)

입력
1994.1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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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겨냥 발언 아니다” 엉뚱한비화 곤혹/“어차피겪을 진통인데 차라리 잘된지도…” 최형우내무장관은 요즘 보도진의 접근을 가급적 피한다. 가끔 마주 앉을 때에도 정치 얘기는 일체 삼간다. 16일 아침 구기동자택을 찾은 기자들에게도 그는 『해줄 말이 없으며 하지도 않겠다』고 비켜갔다.그는 또 주말인 17일하오 지방행사를 겸해 지역구인 부산으로 내려가 일요일 하오 귀경할 예정이다.

 이런 그의 태도는 지난 12일 민자당전당대회와 지도체제문제에 대해 몇마디 건넨 것이 화근이 돼 김종필대표의 격한 반발을 낳고 김영삼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입조심을 질책받아 마음이 크게 상했음을 반영하는 것이다. 또 한편으로는 언론이 자신의 진의를 지나치게 노골적으로 확대해석했다는 나름의 불만이 강하게 섞여있음도 물론이다.

 최장관은 이렇듯 『내가 뭐 어쨌다고…』라는 말외엔 얘기가 없지만 측근들은 『정부가 변하고 세상이 변하는데 집권당이라고 변화하지 않을 방도가 있느냐는 장관의 기본입장이 뭐가 잘못된 것이냐』고 반문한다. 대통령의 엄한 질책과 함구령으로 지도체제문제는 밑에서 더더욱 넘볼 수 없는 「성역」이 됐으나 대통령이 말한 당의 활성화를 위한 공론화과정마저 계파적 이해로 보는 시각을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다.

 최장관도 이와 관련, 자신의 발언파문직후 『정치인으로 생각해 온 개인적 소신을 자유스러운 분위기에서 말한 것이 한 단면만 부각되고 와전돼 대통령께 송구스럽다』고 전제, 『하지만 세계화를 위해 당도 정책정당 과학정당의 면모를 갖추고 조직의 활성화를 위해 경선문제등도 검토해보자는 얘기가 어떻게 특정인의 거취를 겨냥한 것으로 연결되는지 이해할수 없다』고 말한바 있다.

 최장관은 또 주변인사들에게 『김대표의 향후 위상은 전적으로 대통령과 김대표 두분이 결정할 일』이라며 『내가 이 시점에서 무엇을 하겠다고 뒤에서 김대표를 흔들겠느냐』고 곤혹감을 표시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집권세력의 좌장격인 최장관의 「속내」를 액면대로 받아들이기에는 시기가 극히 미묘하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실제 올해 하반기부터 여권의 핵심 민주계인사 사이에는 지자제선거등 집권중반기이후의 정치일정에 대비한 당체질강화문제가 심각하게 논의돼 온게 사실이다. 또 이런 논의는 필연적으로 「김대표문제」로 귀결돼 여권인사들간에도 많은 논란이 빚어졌지만 여전히 「미제현안」으로 남겨져 있다.

 때문에 최장관 주변인사들도 일단 『김대통령이 조기전당대회일정을 전격 밝히고 곧바로 최장관이 지도체제의 변경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자 김대표가 위기의식을 느낀 것도 무리가 아닐 것』이라고 인정하고 있다.하지만 이들은 『김대표가 즉각 최장관과의 대결구도로 상황을 몰아간 것은 뭔가 크게 잘못 짚은 것』이라고 불쾌감을 숨기지 않는다. 어쨌거나 지금은 김대표나 최장관 모두가 어렵게 된 형국이라고 보는 것이다.

 반면 최장관의 한 측근은 『모두가 문제가 있다고 느끼면서도 말을 못해 왔던 뜨거운 감자가 일단 상자속에서 나와 공론화의 궤도에 접어든 것은 어차피 한번은 겪어야할 진통』이라고 말하기도 한다.김대통령이 전당대회 복안을 구상중인 시점에서 최장관이 괜한 구설수를 낳은 것은 잘못됐지만 결과적으로는 수면하에 있던 문제를 자연스레 부상시켰다는 것이다. 아울러 최장관의 정치적 운신은 김대통령의 결정사항인 만큼 이번 일의 득실은 전적으로 김대표의 향후 선택에서 찾아야한다는 입장도 분명하다.【이유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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