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세 최내무·김덕룡의원 「설화」로 대통령질책받아/청와대 찬바람에 입각기대의원들도 풀죽은 모습 여권의 민주계가 어느 때보다 「추운」 세밑을 맞고 있다. 김영삼대통령주변에 돌연한 찬바람이 쌩쌩 불고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한파의 원인을 제공한 사람은 김덕룡의원과 최형우내무장관이다. 김의원은 이달초 「새시대 새인물론」을 편 것이 김대통령의 인사영역을 불경스럽게 건드린 것으로 비쳐 호된 질책을 받았다. 또 최장관은 최근 민자당의 뇌관인 지도체제문제를 간접언급한 것이 커다란 당내파문을 낳고 결과적으로 김대통령의 입장을 난처하게 함으로써 대통령의 불같은 성미를 돋웠다.
물론 두사람은 자신의 발언이 왜곡전달, 또는 확대해석됐다며 파장의 확산을 서둘러 진화했다. 하지만 민주계의 핵심실세인 두사람이 공교롭게도 연달아 대통령에게 부담을 안기는 「설화」에 휘말리고 일부 청와대비서진들까지 여기에 연루되는 상황으로 전개돼 『요즘은 대통령옆에 가기가 겁난다』는 얘기들이 당정안팎에 공공연하다.
정부조직개편에 이은 개각과 내년초 전당대회등 집권중반기 정국운영방안을 놓고 신경이 곤두서 있던 차에 자신의 양팔같은 두사람이 구설수를 빚은 만큼 김대통령의 노기가 어느 정도일지 짐작키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파장의 당사자가 아닌 민주계 의원들의 관심은 조금 다른 곳에 있는 듯하다. 한마디로 개각에서 민주계의 등용폭이 좁아지지 않겠느냐는 우려이다. 특히 김대통령이 최근 밝힌 인선기준에도 불구, 정치적 주요자리는 여전히 민주계인사들이 앉을 것이라는 관측이 일반적이었지만 이제는 이것마저 불확실해 졌다는 것이다.
때문에 그동안 자신들의 입각가능성등을 여권요로에 부지런히 탐문해오던 K, S, L의원등 적잖은 민주계의원들은 대통령주변의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는 얘기에 크게 풀죽은 모습이다. 또 일각에서는 청와대로부터 민주계 전체에게 「자숙」을 촉구하는 메시지가 전달됐다는 소리도 들린다.
이와 관련, 한 당직자는 『언론등이 사안의 단면만을 부각시켜 일이 묘하게 꼬인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대통령도 두사람의 충정을 이해하고 있을 것이므로 파문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곤혹감을 대신했다.【이유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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