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류·이대표 공세에 「민자 2월전대」물려 선회/공동대표제로… “KT지지 철회” 해석/최악상황 우려… 타협 내비치며 압박 민주당내 최대계보인 내외문제연구회(동교동계)가 내년초 조기 전당대회를 수용하고 지도체제를 공동대표제로 바꾸는 방향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져 민주당의 당권경쟁양상이 새국면을 맞고있다.
내외연의 한 관계자는 14일 『최근 동교동계의 몇몇 핵심의원들이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전하고 『국회폐회후 이달말이나 내년 1월초께 기획위원회의등을 거쳐 공식입장을 천명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미 「조기」 쪽으로 방향을 잡아가던 내년 2월 전당대회는 사실상 기정사실화될 전망이다. 또 그동안 상호 물밑 탐색단계였던 지도체제개편문제 역시 수면위로 떠올라 본격적인 계파간 줄다리기와 합종련형을 가속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사실 내외연의 조기 전당대회 수용결정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비주류의 김상현고문측과 개혁모임이 조기전당대회소집을 위해 대의원서명도 불사할 태세이고 최근 이기택대표마저 사실상 조기전당대회쪽으로 선회한 마당에 내외연이 대세를 돌리기에는 당내 역학구도나 논리상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여기에 여당인 민자당의 2월 전당대회추진이라는 돌발적인 「외생변수」가 결정적으로 마음을 바꾸게 한 요인이 됐다고 내외연 관계자는 설명하고 있다.
더욱이 당 안팎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대목은 내외연의 공동대표론이다. 이는 내외연이 대표자리를 늘려 독자후보를 내겠다는 의미이며 이대표에 대한 내외연의 지지를 철회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총재중심의 강력한 단일지도체제로의 당헌개정을 요구하는 이대표의 입장과 배치되고 있다.
내외연은 이미 권노갑최고위원과 정대철고문을 공동대표의 후보물망에 올려놓고 각기 득표력을 저울질하고 있으며 선출방법에 대한 실무검토도 구체적으로 진행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내외연 관계자들은 이같은 결정의 배경에 이대표에 대한 강한 「불신」이 작용하고 있음을 숨기지 않고있다. 12·12투쟁과정에서 이대표는 「사심」을 내보임으로써 정치적 동반자로서의 신뢰를 상실했다는 것이다.
내외연의 한 의원은 『이대표는 결국 자신의 당내 입지강화와 대권도전을 위한 방편으로 12·12를 이용했다』면서 『12·12투쟁실패에 대한 책임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겠다』며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김대중아태재단이사장의 「거취」문제를 포함한 나름의 구상과 관련해서도 내외연은 이대표 권한강화를 원치 않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내외연의 이러한 선택은 다분히 「모험적」측면도 있다. 이대표와의 결별은 이대표의 당이탈이라는 최악의 결과를 야기할 수도 있으며 이것은 민주당은 물론 김이사장의 「장래」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임이 분명하다. 이와 관련, 내외연측은 『지도체제문제에 대해 이대표와 진지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타협」의사도 은근히 내비치고 있다.
양측의 관계복원추이나 지도체제와 관련한 이대표의 자세변화에 따라서는 이쪽도 어느 정도의 「양보」가 가능하다는 암시로 풀이된다. 결국 내외연의 공동대표카드는 현단계에서의 불가피한 선택인 동시에 이대표의 단일지도체제론을 압박하기 위한 다면적 성격을 담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유성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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