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부자 130만주 “최대주주”/제일은 “주식대신 현금 상환” 5공시절 공권력에 의한 강제회사정리의 대표적 사례로 꼽혀오던 신한투자금융 소유권이 13일 대법원판결로 8년만에 원 주인에게로 돌아가게 됐다.
양정모 전국제 그룹회장의 사돈인 김종호씨가 운영하던 신한투금은 국제그룹해체 이듬 해인 86년 양전회장과 사돈이란 「죄 아닌 죄」 때문에 국제그룹 주거래은행이던 제일은행으로 넘어갔었다. 대법원은 이날 판결에서 당시 신한투금 소유권이전이 「강박에 의한 주식매도」였음을 인정, 원고인 김씨와 아들 김덕영(양전회장의 사위) 두양그룹회장 부자의 손을 들어주었다. 대법원의 이번 판결은 지난 해 헌법재판소가 국제그룹해체에 대해 위헌결정을 내린 것과 맥락을 같이 하는 것으로 5공 때 「부실기업정리」란 명분아래 이뤄졌던 일련의 기업해체조치가 「임의적 판단에 의한 공권력남용」이었음을 최종 확인한 것이다.
김씨부자는 5공정권이 바뀌자 88년 제일은행을 상대로 주식반환소송을 제기, 1·2심에서 승소했었다. 김씨부자는 빼앗겼던 1백30만주를 되찾아 지분율 21.6%의 최대주주로 부상한 반면 제일은행지분율은 16%대로 떨어졌다.
한편 제일은행측은 『4백원에도 못미치는 신한투금주식을 6백41원씩 모두 83억원을 주고 사왔다』면서 『8년만에 자산규모를 15배 이상 늘린 「양육권」을 인정해야 한다』고 대법판결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실제로 제일은행이 주식을 되돌려주고 김씨부자로부터 받을 수 있는 돈은 매입원금(83억원)에도 못미치는 58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제일은행 고위관계자는 『반환대상 1백30만주를 주식대신 현금으로 지불하도록 김씨부자와 협상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13일 현재 신한투금주가는 주당 2만8백원선인데 1백30만주를 환산하면 약 2백70억원, 여기에 경영권프리미엄을 감안하면 협상가격은 4백억∼5백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금융계는 보고 있다.【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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