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진전」평양에 전달”/“상황충족돼야 「연락사무소」가능” 강조/북핵해결 한·미공조 중요성 “현장확인” 12일 하오 판문점을 통해 서울에 도착한 미상원의 머코스키의원(공화·알래스카주)과 사이먼의원(민주·일리노이주)은 이날 김영삼대통령과 한승주외무장관을 잇따라 예방하고 방북결과를 설명했다. 머코스키의원등은 지난 11일 베이징(북경)에서 평양에 들어갈때 53년 휴전협정체결이후 처음으로 미군용기를 이용함으로써 북한의 대미(대미)유화정책과 관련, 화제가 됐었다. 특히 머코스키의원은 미중간선거결과 공화당이 상·하 양원을 장악한 상태에서 내년 1월 새롭게 개원될 미상원 외교위 아·태소위원장에 내정돼 있어 그의 방북활동에 더욱 관심이 쏠렸었다.
머코스키의원등은 이날 김대통령등을 예방, 방북결과를 전하면서 미의회의 향후 대북정책방향에 대해서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대통령은 미의원들의 한반도에 대한 관심과 남북한을 동시방문하는 현장외교를 높이 평가하는 한편 남북관계진전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머코스키의원등은 이번 방북에서 양형섭최고인민회의 의장과 김영남 부총리겸 외교부장등을 접촉했으나 김정일과의 면담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따라서 머코스키의원등의 방북이 기본적으로 공식적인 임무를 띤 것이 아닌데다 김정일과의 면담도 불발로 끝나 북한으로부터 남북관계와 관련한 어떠한 메시지가 전달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오히려 머코스키의원등은 북한을 직접 둘러본 결과를 토대로 앞으로 북·미합의사항의 이행을 위한 한미간 공조체제의 유지를 보다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로서도 북미핵협상을 직접 담당한 미민주당정부 뿐만 아니라 공화당이 장악하게 된 미의회와도 공동보조를 맞출 필요성이 제기된 만큼 공화당의원들의 대내외활동에 관심도를 높여 왔다. 또 정부는 공화당이 중심이 될 미의회가 북·미합의사항의 이행에 대한 엄격하고 철저한 감시자의 역할을 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와 관련, 머코스키의원은 대북강경노선을 바탕으로 지난해 미의회에서 북한관련 결의안을 가장 활발하게 제기했던 만큼 그의 방북은 북한에 상당한 심리적 압박감을 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머코스키의원등은 실제로 북한에서 북미합의사항의 성실한 이행을 촉구하는 한편 핵문제의 전반적 해결구도에서 남북관계의 진전이 필수적임을 강조, 우리 정부의 입장을 상당부분 반영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이날 한미간 접촉에서는 지난 10일 끝난 연락사무소설치관련 워싱턴전문가회의 결과를 평가하고 그 설치시기와 관련, 남북관계의 진전과 균형을 이루는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교환이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머코스키의원등은 이날 북한이 연락사무소의 조기개설을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그러나 머코스키의원등은 연락사무소를 포함한 북·미관계개선은 포괄적인 핵문제해결의 한부분인만큼 남북문제를 포함, 여러가지 상황이 충족돼야 설치가 가능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오는 15일께 빌 리처드슨 미하원의원(민주)이 방북할 것으로 알려지는등 앞으로 미의회 의원들의 방북활동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이 부분에 대한 논의도 폭넓게 이루어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 정부의 한 당국자는 머코스키의원등이 이날 한미간 접촉에서 미의원들의 방북활동시에도 한국측과 충분한 사전·사후협의를 거치게 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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