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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크앞세워 3곳으로 진격/러군 체첸공 침공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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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크앞세워 3곳으로 진격/러군 체첸공 침공 이모저모

입력
1994.1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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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대등 최정예군 참가/시민과 충돌… 15명사상 ○…11일 새벽 체첸공화국을 침공한 러시아군은 2백대가 넘는 탱크와 장갑차를 앞세워 국경을 돌파하면서 수도 그로즈니시를 향해 빠른 속도로 진격하고 있다.

 러시아군은 이날 체첸 인접지역인 북오세티아및 다게스탄, 잉구세티아등 3개 방면에서 국경선을 넘어 시간당 20이상의 속도로 침공하며 그로즈니시를 둘러싸는 포위망을 형성중이라고 러시아의 이타르 타스통신은 전했다.

 러시아군은 헬기가 호위하는 가운데 탱크를 앞세우고 장갑차에 병력을 태운 채 진격하고 있다. 일부 장갑차들은 고성능 스피커를 장착하고 『모든 민간인들은 소지하고 있는 무기를 버릴 경우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선무방송을 하고 있다.

 체첸공화국 수비대는 러시아의 막강한 화력과 병력규모에 비해 전력과 장비가 워낙 열세해 일방적인 수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으나 간헐적인 저항을 벌여 러시아탱크 5대가 파괴된 것으로 보도됐다.

 러시아군은 또 잉구세티아자치공화국에서 체첸공화국으로 진격도중 이를 저지하는 잉구세티아시민들과 충돌, 이 과정에서 시민5명이 사망하고 최소한 10명이 부상했다.

 러시아의 이날 체첸 침공에는 상당수의 공수부대와 내무부소속 보안대등 수개 사단규모의 정예부대가 참가했다.

 ○…교전지역인 체첸 외곽과는 달리 수도 그로즈니시에서는 아직 러시아의 침공을 감지할 만한 사태전개는 없으며 대체로 평온한 분위기라고 현지의 로이터통신 기자는 말했다.

 그러나 수도 그로즈니의 대통령궁앞 자유광장에는 시민 1천5백∼2천명이 모여 집회를 갖고 러시아의 무력침공을 격렬히 규탄했다. 

 두다예프 체첸대통령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체첸공화국은 침공군에 맞서 우리 스스로를 방어할 것』이라면서 『이 나라 국민들은 끝까지 항전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와 체첸공화국 양측은 당초 12일 북오세티아공화국 수도 블라디카프카즈에서 평화협상을 벌일 예정이었으나 이날 러시아의 무력개입으로 협상이 무산됐다. 삼세딘 유세프 체첸외무장관은 『우리는 총기와 대화하고 있다. 우리는 평화협상에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의 무력진격으로 체첸이 과연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러시아군사전문가들에 의하면 체첸에는 5백90대의 대전차무기 1백8대의 장갑차, 1백53대의 대포, 4만1천5백38정의 소총등이 있으며 카리노브스카야와 한칼공군기지에는 전투기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러시아전투기들의 공습으로 완전 파괴된 상태다.

 이같은 전투규모로 볼때 러시아군이 두다예프의 병력을 격파하고 비행장 산업시설 송유관 방송국등 주요 시설을 장악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체첸군은 산악지방에서 게릴라전을 펴거나 일부가 시가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저항이 강력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러시아가 무력침공이라는 극한카드를 써서 체첸의 독립을 저지하려는 배경에는 정치·경제·군사전략적인 요인이 맞물려 있다.

 러시아로서는 체첸의 독립을 방치할 경우 북오세티아, 다게스탄등 주변지역에서 「탈러시아」 도미노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와 함께 체첸은 매장량이 막대한 유전지대를 갖고 있어 러시아의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을 뿐 아니라 러시아와 이슬람 국가들의 사이에 있는 지정학적인 완충지대라는 점에서도 전략적인 중요성을 띠고 있다.【모스크바=이장훈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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