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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적 예방사회로(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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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적 예방사회로(사설)

입력
1994.1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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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행하게도 우리사회는 연속되는 사고와 사건의 와중에 있다. 개별 사건은 각각 우발적으로 발생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고의 연속성은 사실상 우리사회의 구조속에 있다. 그러므로 앞으로도 지금까지 일어났던 유의 사건들이 일어나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전근대사회의 사고란 확실하고 가시적 원인에 의해 발생했다. 그러나 현대로 올수록 위험성은 비가시적이고 불가측적이 된다. 방사선의 위험이나 환경오염에 의한 위험등은 서서히 인간의 생명을 앗아간다. 여기에 덧붙여 인간이 만든 각종의 정교한 기구들이 실상은 인간에게 생각하지 못한 재난을 안겨주고 있는 것이다.

 가시적 거리에서 위기를 맞이했던 전근대인은 이에 대처하기 위해 주술·신앙에 매어야 했다. 현대인은 이와 달리 과학적 방법으로 이러한 위기에 대처하려 한다.

 우리사회가 그동안 수많은 사건과 사고를 경험하면서 앞으로도 비슷한 사건들이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으리라는 불길한 예감이 드는 이유는 사고의 근본적 원인을 분석하고 유사한 사고가 더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본질적 대처방안을 마련하기 보다는 사고를 우연적 원인에 돌려버린다거나 사건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사람을 가려내어 처벌하는 정도가 고작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사회의 사고들은 현대사회의 물질적 혜택은 누리려하면서도 물질적 풍요가 빚어내는 비가시적이고 복잡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대처하는 시스템(체계)이 마련되어 있지 못한데서 일어난다.

 예를들어 다리하나를 건설할 때에도 다리가 무너질 수 있는 가능성을 염두에두고 지어야 하며, 가스와 같이 직접 눈으로 볼 수 없는 물질을 유통시킬 때에도 각종의 데이터가 효과적으로 집적되어 체계적으로 분석될 수 있어야 한다.

 현대사회의 사고는 복합적 원인에 의해 발생하고 사고의 피해자는 불특정 다수가 된다. 우리의 지하속에 묻혀있는 전기선, 전화선, 수도관, 하수도관, 가스관등은 각각 분리된 기구에 의하여 관장되어지나 이중에 어느 하나가 만드는 사고는 다른 여러부문의 사고로 연결되며 이를 통해 발생하는 참화는 마포의 경우처럼 무고한 시민들을 희생의 제물로 삼는다.

 그러므로 사고가 한번씩 발생할때마다 그 원인을 보다 근원적인데서 찾아야 하며 보다 종합적인 대처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지엽적인 사건의 분석과 대중요법으로 사건을 마무리하는 것은 우리사회를 연속적인 사고속에 시달리게 한다.

 우리 사회가 복합적이고 체계적인 지하시설의 관리, 시스템적 도시계획의 수립과 집행, 물질적 풍요와 환경투자의 동시적 추구등 위기에 대처하는 종합적이고 체계적 능력을 배양하지 못하는 한, 우리는 계속 위험성을 곁에 두고 살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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