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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잡힌 항공협정/유동희 북경특파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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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잡힌 항공협정/유동희 북경특파원(기자의 눈)

입력
1994.1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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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한중 양국 항공사간의 상무(상무)협정 서명으로 중국의 수도 베이징(북경)이 서울에 성큼 다가섰다. 기존의 톈진(천진) 공항을 이용할 경우 김포에서 베이징까지 항공기와 차편시간등을 합하여 반나절 걸리던 시간이 3시간 정도로 줄어들게 됐다. 서울―베이징간의 거리를 절반으로 줄이기 위한 양국 및 양국 항공사간의 지난 2년4개월간 교섭과정은 산넘어 산이었다. 관제이양문제를 놓고 2년 가까이 애를 먹이던 중국측은 이 문제가 합의점을 찾자 수입금 배분문제를 덜컥 들고 나왔다. 이제 다됐구나 하면 또 한국측의 발목을 잡곤 했다. 이 과정에서 「3월 취항」「6월 취항」「11월 취항」 등의 오보가 한국 신문의 지면을 장식했다. 중국측은 자국 항공사의 수입이 적을 것에 대비, 정부간 항공협정에서 이미 합의한 취항편수를 줄이자고 주장했는가 하면 승객수에서 20%이상 차이가 나면 정상요금의 15%를 떼어달라고 하기도 했다. 결국 양국 항공사간의 수입차 보전문제는 재주는 곰이 넘고 사람이 돈을 챙기는 「중국식」이 아니라 수입금 공동배분이라는 「국제방식」으로 결론이 났다.

  그러나 우리의 양 항공사가 겨우 중국의 봉 신세를 면한 것으로 안심할 게 아니다. 서울―베이징간 항공요금이 운항시간이 거의 같은 서울―도쿄간 항공요금보다 편도당 60여달러나 비싼 2백97달러로 책정될 것이 거의 확실하기 때문이다. 수입차 보전문제에선 완강히 거부하던 양 항공사도 서울―베이징간 요금이 서울―도쿄수준이면 서울을 거쳐 베이징에 가려는 일본승객이 늘어 도쿄―베이징간 중국여객기가 파리를 날릴 것이라는 중국측의 엄살때문에 비싼 요금에 이미 합의해놓고 당국의 결정만 기다리고 있는 형편이다.

 서울―톈진간 전세편보다 싼 요금으로 서울―베이징간을 다닐 수 있어 그만치 이익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지루한 협상끝에도 한국승객들은 봉의 신세를 못면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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