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도 못신고… 불이 나를 쫓아와…”/“앞으로 어른들 사고 안냈으면” <상우네 집에서 신발도 신지 못하고 달려나와 골목길로 도망쳤다. 불이 나를 쫓아 오고 있었다. 상우는 큰 길까지 도망나와 「엄마가 돌아가셨다」고 울었다>상우네 집에서 신발도 신지 못하고 달려나와 골목길로 도망쳤다. 불이 나를 쫓아 오고 있었다. 상우는 큰 길까지 도망나와 「엄마가 돌아가셨다」고 울었다>
서울 아현동 가스폭발참사를 겪은 조종민(13·소의국6)군의 일기장에는 사고당시의 충격과 상황이 생생히 그려져 있다.
조군은 하교후 같은 반 친구 이상우(13)군의 아현1동 집에서 함께 놀다가 참사의 순간을 만났다.
<상우방에서 총을 갖고 놀고 있는데 갑자기 「펑」하는 소리가 났다. 몇초 있다가 다시 「펑」소리와 함께 천장에서 돌이 떨어졌다. 방바닥이 갈라지고 지붕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상우와 함께 밖으로 나와 신발을 집으려는 순간 큰돌이 신발위에 떨어졌다. 맨발로 골목으로 달려나오니 또 「펑」소리가 났다.>상우방에서 총을 갖고 놀고 있는데 갑자기 「펑」하는 소리가 났다. 몇초 있다가 다시 「펑」소리와 함께 천장에서 돌이 떨어졌다. 방바닥이 갈라지고 지붕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상우와 함께 밖으로 나와 신발을 집으려는 순간 큰돌이 신발위에 떨어졌다. 맨발로 골목으로 달려나오니 또 「펑」소리가 났다.>
어느 아주머니는 자기 어머니가 3층에 있다며 울고 있었다. 어떤 할머니는 「내 딸이 어떻게 됐느냐」고 울먹였다. 큰 길가에서 불끄는 구경을 하는데 어떤 아저씨가 담요를 덮고 돌아 다녔다. 집으로 돌아와 실내화를 신고 다시 불이난 곳에 가서 상우를 찾았다. 상우는 엄마를 만났다. 상우엄마가 「아빠를 찾아라」고 해 둘이서 여러곳을 돌아 다니다 겨우 상우아빠를 만났다. 조금 전담요를 덮고 정신없이 돌아다니던 사람이 바로 상우아빠였다.
눈이 아파 집으로 돌아와 잠을 자고 일어나니 저녁 7시30분이었다. 다시 공원으로 가보니 경찰이 막아 들어갈 수 없었다. 집에 돌아왔다. 그때 작은 아빠가 전화를 걸어 「다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신발이 없어졌다고 하자 작은 아빠가 신림동으로 오라고 하셨다. 신림동에서 작은 아빠가 막 문을 닫으려는 가게에서 신발을 사주셨다.>
조군은 『앞으로는 어른들이 그런 사고를 내지 않아 상우네 집과 같은 불행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말로 일기를 끝맺었다.【권혁범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