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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주가 폭락거듭/“수급앞에 재료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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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주가 폭락거듭/“수급앞에 재료없다”

입력
1994.1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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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투매·통화고삐로 호재도 힘못써/“10∼11월 급상승따른 조정기” 분석도/이럴때일수록 중장기 투자를 연말에는 주가가 오르는게 일반적인 흐름이다. 한해동안의 기업 영업실적이 속속 드러나고 내년 경기전망이 발표되는등 각종 재료가 이맘때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또 연말 배당을 받기 위해 주식투자를 하는 사람도 늘어나게 마련이다. 특히 경기상승기에는 예외없이 「연말장」이 선다는 사실은 기록이 말해준다. 대우증권의 분석에 의하면 지난 83년에서 93년까지 11년동안 86년과 91년 2년을 빼고는 해마다 12월 주가상승률이 다른달 평균 주가상승률보다 높았다.

 그런데 올해는 연말장세가 시들하다. 종합주가지수는 10일 현재 1,033포인트로 연4일째 비교적 큰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4일동안 42포인트나 떨어졌다.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달 8일의 지수(1,138포인트)에 비하면 불과 한달만에 105포인트나 떨어진 것이다. 특히 이달들어서는 그동안 주가상승을 선도해왔던 대형우량주들이 기관투자자들의 투매로 큰 폭으로 떨어졌으며, 최근 폭등세를 보였던 일부 중소형 주식마저 증권당국의 「작전주」에 대한 심리강화 방침에 따라 약세로 돌아섰다.

 올해 연말증시가 왜 이렇게 힘이 없는가. 전문가들은 「수급 앞에 재료 없다」는 증시격언으로 최근의 상황을 요약한다. 연말에 쏟아지는 각종 경영성과와 같은 재료들도 돈가뭄이 든 상황에서는 「약발」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경기호황으로 자금수요는 늘어나는데 한국은행은 통화관리의 고삐를 더욱 조이고 있다. 주식시장의 큰손인 금융기관들이 신규투자는 커녕 가지고 있던 주식마저 대량으로 내다 팔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또 금리가 오르면 주식투자의 매력도 그만큼 줄게 마련이다. 엄길청한국증권리서치소장은 『주가지수가 1,030포인트이하로 떨어지면 연간 주식투자수익률이 채권수익률(연 14.5% 수준)에 비해 뒤진다. 이럴 경우 자금이 주식시장에서 채권시장으로 급하게 빠져나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때 이탈가능성이 큰 자금은 단기 매매차익을 노리는 「핫머니」들로, 그동안 이들의 영향을 크게 받았던 이른바 「작전주」와 중소형주들의 주가가 혼조를 띨 것이라고 엄소장은 전망했다.

 『연말장이 미리 섰다』는 분석도 있다. 이러한 분석의 근거는 10∼11월중 주가가 큰폭으로 올랐다는 점이다. 9월이후 지난달 초까지 200포인트이상 급등했기 때문에 연말들어 자연스러운 조정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의 이러한 소강상태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을 둘러싸고 있는 기본여건은 여전히 좋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대우경제연구소 심근섭전무는 『최근의 주가하락은 대세상승기에 있을 수 있는 일시적 조정으로 볼 수 있다』며 『적어도 오는 98년까지는 상승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이럴때일수록 재료 보유주에 대한 단기차익을 노리는 투자보다는 다소 중장기적인 투자, 우량주중심의 투자가 바람직하다는게 증권전문가들의 충고이다.【김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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