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대상 1호가 되레 「칼질」 주역”에 불만반 궁금반/개편부처 공무원사이 “뒤처리용”“토사구팽론”등 무성 정부조직개편으로 대규모 감량사태에 직면한 관가의 분위기가 자못 뒤숭숭하다. 조직개편의 필요성을 목청 높여온 공직자조차 막상 자기 부처가 개편대상이 되자 장탄식을 하고 있다. 점심시간이 지나면 낮술을 한듯 불콰한 표정으로 사무실로 들어오는 공무원도 부쩍 늘었다. 동료들끼리의 술자리나 사무실에서의 티타임이든 화제는 자연스럽게 한 방향으로 향하곤 한다. 총무처에 대한 노골적인 비난과 불만이다.
공무원들이 「불만반 궁금반」으로 쏟아내는 얘기들은 다양하다. 『공무원 사회에서 폐지대상 1호로 꼽혀온 총무처가 어떻게 무풍지대가 됐을까』 『총무처 대신 인사위원회를 만드는게 대통령 공약사항이었고 행정쇄신위의 조직개편안 첫머리에도 총무처를 없애고 인사위원회를 설치하는 것이었다는데…』 『칼자루를 잡은 총무처가 자기 조직은 손도 안대면서 남의 부처만 마구잡이로 칼질하다니 말이 안된다』는 등의 얘기이다.
총무처가 살아난 배경에 대한 해몽도 재미있다. 원래 조직개편안에는 총무처의 핵심기능인 인사기능을 인사위원회로 떼내고 나머지 기능은 정부물자를 조달하는 조달청과 합치는 안이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마지막에 총무처가 실무작업에 끼여들면서 바뀌었다는 것이다. 한 공직자는 『어차피 정부조직개편의 뒤처리는 총무처에 맡겨야 되는데 총무처를 없앤다면 총무처가 제대로 뒤처리를 할 턱이 없다』고 말했다.
직제및 인원감축작업과 관련해서도 총무처는 다른 부처 공직자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총무처도 「생색내기」로라도 뭔가를 없애야겠는데 군더더기투성이인 자기 조직은 손대지 않고 엉뚱하게 종합청사 공무원이 모두 사용하는 체력관리실을 없앤다고 비아냥거리는 소리도 있다.
그러나 공직사회를 떠도는 얘기중 단연 압권은 토끼사냥이 끝난뒤 사냥개를 잡아먹는다는 토사구팽론이다. 『이번 조직개편이 끝나면 총무처도 토사구팽될게 분명해. 조직개편이 끝나면 총무처는 할 일이 없잖아. 형평성문제도 있고 하니 아마 내년봄쯤 총무처에서「악」소리가 나올거야』라는 식으로 총무처가 멀지않아 없어질 것이라고 예측하는 사람들이 적지않다.【이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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