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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무는 가정의해 94년/가정파괴사건으로 “얼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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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무는 가정의해 94년/가정파괴사건으로 “얼룩”

입력
1994.1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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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살해 박한상·연쇄살인 지존파사건 등/인성교육부재로 형성 왜곡된가치관 표출 유엔이 「세계 가정의 해」로 정한 94년도 저물어 간다. 여러가지 사회문제를 가정의 화목과 결속으로 풀어보려고 국내에서도 많은 사업과 캠페인이 전개됐지만 불행하게도 어느해보다도 많이 가정을 파괴시키는 사건이 줄지어 일어났다. 

 도피성 해외유학을 보내면서까지 「좋은 간판」을 딸 수 있도록 정성을 기울인 부모가 백억원대 재산을 빨리 상속받으려는 아들에게 살해됐다. 가정의 달 5월에 터져나온 박한상(박한상)사건은 비뚤어진 교육열속에 정작 인간교육은 외면하는 일부 부유층 가정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줬다.

 금년1월 재벌그룹 부회장의 아들, 전직고관의 손자등 오렌지족 유학생들이 방학중 귀국해 술을 마시고 그랜저를 몰고가다 프라이드가 끼여들자 프라이드에 탔던 회사원을 벽돌로 마구 때린 사건도 인간교육의 부재를 드러낸 점에서 박한상사건과 다를 것이 없다. 

 3월말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상문고비리사건으로 자기 아이의 성적조작을 위해 어떤 부정도 불사하는 부유층의 빗나간 교육열이 또한번 지탄을 받았다.

 9월에 터져나온 지존파와 온보현(온보현)의 연쇄살인극은 가정과 사회에서  소외된 젊은이들의 인간이기를 포기한 단말마적 잔인성으로 세상을 경악시켰다. 

 대학 진학을 위해 수십만 청소년이 입시전쟁을 치르는 가운데 일부 낙오자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올해도 빈발했다. 4월16일 부산 남구 남천동의 한 아파트단지에 이웃해사는 고3 여학생 2명이 투신자살했다. 이날 새벽 김모양이 성적을 비관해 자살하자 친구인 윤모양도 같은날 하오 입시부담감과 친구의 죽음으로 받은 스트레스를 못이기고 끝내 김양의 뒤를 따랐다.

 이런 패륜범죄에 대해 정부가 엄벌주의를 강조하는 가운데 「자녀문제는 기성세대가 책임져야 한다」면서 징벌보다 사회, 부모의 역할을 다하자는 운동도 벌어졌다. 한국지역사회교육중앙협의회의 학부모공개강좌, 청소년대화의 광장에서 펼친 부모교육프로그램, 한국걸스카우트연맹이 제정한 「가정변화를 위한 25가지 실천사항」등은 그 대표적 활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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