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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하위 외교창구… 역할은 “포괄적”/북·미 「연락사무소」합의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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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하위 외교창구… 역할은 “포괄적”/북·미 「연락사무소」합의 내용

입력
1994.1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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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사업무외 핵등 현안논의 불가피/주재국 여행자유·판문점왕래 이견 워싱턴에서 열린 북·미전문가회의는 한반도 분단이후 처음으로 북한관리들이 워싱턴을 공식방문, 북·미간 관계개선문제를 협의했다는 점에서 상당한 관심을 모아 왔다. 더욱이 평양과 워싱턴의 상주연락사무소 설치문제를 협의한 이번 회의는 실무급 관리들끼리 만나 기술적 현안을 논의한 이외에 기타 정책사항에 대한 의견교환도 제법 활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 회의」는 아울러 북한과 미국간의 관계정상화를 전제로 한 「현장답사」적 의미도 포함돼 있다고 할 수 있다. 미국정부는 최초로 워싱턴을 방문한 북한대표단을 환대했으며 북한측은 곳곳을 둘러보며 미국을 실감했다.

▷명칭과 개설시기◁

 양측은 이번 회의에서 연락사무소의 격에 대해 비엔나협약 규정중 최하위급으로 한다는 식으로 분명한 선을 그어 놨다. 명칭도 외교관계수립의 전단계로 설치하는 「대표부」가 아니라 문자 그대로 「연락사무소」이며 연락사무소장도 대사급이나 총영사급이 아닌 실무외교관급(부과장급)을 임명하기로 결정했다.

 설치시기문제는 전혀 논의되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 문제는 이번 전문가회의에 참여한 실무급 관리들 선에서 논의할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은 개설시기를 결정하는데 있어 정책사항으로 연계하진 않겠지만 적어도 남북대화재개나 경수로협의등의 상황진전을 봐가며 천천히 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실 시기문제는 행정절차적인 문제들이 타결되는 시점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날 수 있는 사항이다.

▷영사업무◁

 연락사무소에 파견될 상주인원도 5∼6명선의 소규모로 하며 자국민보호를 위한 영사문제 역시 대체적인 합의가 이루어졌다. 다만 범죄 발생시 재판관할권을 어느쪽에 주느냐는 핵심사항이 남아 있는데 이는 양측 주장이 약간 달라 계속 협의키로 했다. 가령 우리나라와 미국간에 오래전 체결한 SOFA와 같은 별도의 행정협정 필요성이 영사기능수행과 맞물려 추가로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통신◁

 통신문제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손쉽게 타결된 케이스로, 미국이 평양에 들어가 워싱턴과의 직통회선을 설치하는데 북한측이 아무런 제약도 가하지 않기로 했다. 북한은 미국이 주장하는 상호주의 원칙을 다소 편의주의적으로 해석하고 있지만 통신문제 만큼은 서로가 필요한 사항인 만큼 공감대가 쉽게 이루어진 것 같다. 이와 함께 물자반입, 시설보수유지, 외교행낭 접수 및 발송, 사무실 구입에 필요한 행정편의, 의료목적을 위한 항공기 투입문제등 각종 행정적인 사항들이 무리없이 타결됐다. 그러나 판문점을 통한 미국의 물자반입과 외교행낭출입은 북한이 강하게 반발, 추가협상과제로 남겨 놓았는데 만일 북한이 이를 허용하게 된다면 반대할 리는 없지만 우리 정부의 승인이 필요한 사항이다.

▷여행◁

 북한은 특히 판문점왕래문제와 관련해 『미국이 평화협정을 체결해 준다면 가능한 문제』라는 논리를 펴 더 이상 대화가 진전될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결사항으로 이밖에 여행의 범위를 제한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 미국은 주재국에서 자유로운 여행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입장으로, 북한이 이를 허용할 경우 미국도 호혜적으로 자유여행을 보장함은 물론 그동안 유엔주재북한대표부에 가해 온 25마일 여행제한규정까지도 풀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은 평양의 다른 외국공관에 대해서도 여행제한을 가하고 있는 점을 표면적 이유로 내세우며 불가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허바드차관보도 이에 대해 『여행문제는 결국 제약이 가해질 것으로 보이며 미국도 이에 상응하는 제약을 북한에 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북·미양측은 내년초 평양과 워싱턴을 오가는 전문가 회담을 한 차례씩 더 갖고 미결사항에 대한 협의를 계속하기로 했다.

 결국 연락사무소는 대략 4월 이후께 개설될 것으로 보이는데 여기서는 단순한 영사문제이외에 경수로지원과 핵동결 이행문제에서부터 미사일 수출, 테러 및 인권문제등 기타 정책현안들에 대한  폭넓은 논의가 불가피하게 돼 연락사무소가 결국 포괄적인 정무·외교적 창구로서의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워싱턴=정진석특파원】

◎연락사무소 회의/공동 언론발표문

 미합중국과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대표단은 94년10월21일 합의된 기본합의서에서 밝힌 양국간 연락사무소를 교환하는 것과 관련된 영사 및 기술적인 문제들을 논의하기 위해 94년12월 6∼9일 워싱턴에서 만났다.

 회의는 협조적이고 건설적이었다. 양측은 연락사무소개설과 관련된 영사문제 현안과 대부분의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했다. 남아있는 문제는 연락사무소를 위한 적절한 장소를 물색하는 것이다.

 양측은 연락사무소 개설 장소를 물색하기 위해 95년초 상대방 수도에 각각 대표단을 파견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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