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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 “경협파트너” 다짐/정상회담서 논의된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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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 “경협파트너” 다짐/정상회담서 논의된 것들

입력
1994.1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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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역규모 확대·한국산차 관세인하 합의/국제기구 협력강화도 자연스런 공감대 9일 레흐 바웬사 폴란드대통령의 방한으로 이루어진 한·폴란드정상회담은 무엇보다 양국간 경제협력의 확대·강화를 모색하는 자리였다. 폴란드 최고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방한한 바웬사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김영삼대통령에게 우리 기업의 보다 적극적인 투자진출등 폴란드의 시장경제전환에 한국이 참여해줄 것을 요청했다. 김대통령은 이에 대해 폴란드는 중동유럽지역에서 한국의 최대 교역상대국임을 강조하고 앞으로 양국간 경제협력이 보다 많은 분야로 확대될 수 있기를 희망했다.

 공산주의 몰락 이후 경제재건을 국가적 목표로 내세운 폴란드는 경제개발의 모델로 한국을 꼽을 만큼 우리와의 경제협력에 상당한 관심과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는 폴란드를 중동유럽 뿐 아니라 독립국가연합(CIS) 및 유럽연합(EU) 국가로 진출하는 거점기지로 삼는다는 중장기 전략을 갖고 있다. 이와 관련, 이번 정상회담은 양국간 경제적 이해관계의 공통분모를 새롭게 확인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구체적으로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은 2억8천만달러(93년)에 그치고 있는 교역규모를 더욱 확대키로 했다. 또 폴란드에 자동차합작공장을 건설해 유럽연합과 동유럽국가등에서 공동으로 판로를 모색키로 합의한 것은 이번 회담의 성과로 꼽히고 있다. 한국산자동차의 폴란드수출과 관련해서는 관세를 유럽연합산 자동차수준으로 인하한다는 데에도 양국 정상이 의견접근을 보았다. 바웬사대통령은 자동차의 합작생산과 함께 폴란드국영기업의 민영화작업에 한국이 참여해 주기를 희망했다. 화학산업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을 갖고 있는 폴란드는 이를 바탕으로 석유·조선·자동차분야로 투자 및 합작을 유도하려 하고 있다. 아직은 초보적인 단계지만 삼성전자가 올해 폴란드 오플레지역에 7천8백만달러 상당의 전자교환기를 설치했고 대우전자는 전자제품 생산공장에 4백85만달러를 투자, 현지생산한 TV를 서유럽으로 수출하는등 우리 기업의 진출도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한편 양국 정상은 경제적 분야 이외에도 국제외교무대에서 양국이 공통의 목표를 갖고 협력해야 할 분야가 많다는 데에도 인식을 같이했다. 폴란드는 선진국들의 모임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95년말 가입을 목표로 하고 있고 한국은 96년말 가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양국은 똑같이 유엔안보리 비상임이사국에 진출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러한 비슷한 조건 때문에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유엔, 국제무역기구(WTO), OECD등에서 양국이 협력을 강화할 필요성에 대해 자연스럽게 공감대가 이루어졌다.

 이와 함께 이번 정상회담은 민주화투쟁과 이를 통해 집권에 성공한 경력을 공유하고 있는 김대통령과 바웬사대통령이 개인적인 우의를 쌓는 기회가 됐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지난 90년 12월 취임한 바웬사대통령은 내년에 실시될 대통령선거에 다시 나설 뜻을 밝힌 상태여서 경제·외교협력강화를 위한 한국방문에 큰 비중을 두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바웬사대통령은 취임 이후 경제정책의 부진으로 재선에 부담을 안고 있는 만큼 순방을 통한 「발로 뛰는 경제외교」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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