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배자에 죄 덤터기씌울까 우려 기소전 택한듯/“도피에 한계·가스폭발 여론쏠린틈 이용” 추측도 부천 세금횡령사건의 주범인 임동규(37·소사구 세무과 기능직) 박정환(37·부천시 세정과 〃) 두사람이 8일 검찰에 나타나 이들의 긴 도피행각과 뒤늦은 자수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은 왜 수사가 막바지에 접어든 시점에 돌연 자수했을까.
횡령세금환수를 피하기위해 미리 재산을 빼돌린 혐의로 부인 김규자(35)씨와 사촌매제까지 구속됐는데도 출두를 거부해 「비정한 남편」이라는 따가운 눈총을 받아왔던 림씨는 박씨와 함께 변호사까지 선임, 8일 하오 태연히 검찰에 걸어들어왔다.
림씨는 자수후 수갑이 채워진 부인 김씨와 5분여동안 만났으나 고개를 떨군채 그저 『미안하다』는 말만 되풀이했고 부인은 남편을 보지도 않은채 눈물만 흘리고 있어 비리 공무원의 말로를 보여주었다.
박씨는 감사원 감사가 한창이던 지난 10월17일 무단결근한채 홍콩으로 달아났다 같은달 31일 귀국, 부천시내를 떠돌다 부천 도세사건이 세상에 폭로된 지난달 21일 하오 림씨를 만나 도피생활을 시작했다.
고교동창사이인 임씨와 박씨는 이후 경북 영주의 박씨 누나집에서 줄곧 숨어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이 여론의 초점을 피해갈 수도 있는 중간수사결과 발표이후에 자수하지 않고 소사구청장인 남기홍(55)씨가 구속된 다음날 자수한데 대해 몇가지 추측이 나오고 있다.
검찰은 우선 연인원 5백여명을 동원해 이들의 추적을 벌여왔기 때문에 도피에 한계를 느낀 이들이 자수를 해왔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사정을 잘아는 부천시 관계자들은 임씨의 부인 김씨가 기소날짜가 가까워진데다가 서울 도시가스 폭발사건으로 여론이 이곳으로 집중된 시점을 택했을 것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이와함께 전체 횡령액의 상당부분이 자신들을 포함, 양재언(49·원미구 세무과 기능직)·황희경(37·여·법무사직원)씨등 수배자들에게덮어씌워질 것을 우려, 수배자들끼리 사전연락을 해 다른 구속공무원들의 기소전에 자수를 결정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황양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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