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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시/지역이기주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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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시/지역이기주의 논란

입력
1994.1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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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억제” 명목 지방민 이주때 「시민허가비」/천안문옆 상가 건설에 “유적무시 돈벌이만”/경제도약속 중앙정부와 힘겨루기 잦아 중국의 경제발전이 심화되면서 표출되기 시작한 지역이기주의가 수도 베이징(북경)시에까지 미쳐 논란이 일고있다. 베이징시의 대표적인 지역이기주의 사례는 지방으로부터의 이주민에 일종의 「시민허가비」를 받기로 한 것이다. 또 베이징시에서 발행되는 모든 매체의 광고 수속비중 30%를 교육기금으로 공제키로 한 것, 그리고 중심가인 왕푸징(왕부정)가에 천안문광장의 건조물들을 압도하는 복합상가의 건설을 허가한 것등이다.

 베이징시는 지난 9월에 지방에서 온 이주민이 정식시민이 되려면 최고 10만위안(원)(한화 9백50만원)을 내야 한다는 시조례를 통과시켜 11월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이 조례는 시중심가를 가족단위로 이주할 때는 개인당 10만위안, 교외지역으로 단신 이주할 때는 개인당 1만위안등 차등을 두고 있다.

 그러나 이 허가비는 도시노동자 월급이 4백∼6백위안인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고액이다. 베이징시는 지방인구의 유입을 억제하고 시의 사회간접자본을 건설하기 위한 자금을 조성하려고 이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밝히고 있다. 베이징시당국은 2000년의 시인구를 1천1백60만명으로 계획하고 있는데 매년10만명이상 늘어나고 있고 2천년까지 사회간접자본 시설투자에 필요한  1천억위안의 자금조성을 위해 이러한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정부의  일석이조를 노린 이 조치가 중국정부의 정책에 배치되기때문에 문제다.

 이같은 조치가 알려지자 중앙정부의 기관들이 발끈했다. 매년 상당수의 지방출신 인재를 채용해온 중앙정부의 기관들로서는 이로 인해 매년 수천만위안의 추가비용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는 중국정부의 호구제 폐지방침에 어긋나는 것이다. 중앙정부가 지난해 35년간 유지돼 온 호구제를 점차 폐지키로 한 것은 인력의 유통을 자유롭게 해 경제발전지역에서의 인력의 수급불균형을 해소키 위해서였다. 매년 1억5백만명의 농촌인구 이동사항을 알면서도 호구제폐지를 추진한 것은 경제발전에 득이 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중앙기관들은 그간 수도 베이징시는 기름 물 전기등 각 분야에서 우선적인 배려를 받아왔는데 중앙정부의 정책과 배치되는 이같은 조치를 취할 수가 있느냐고 비난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의 시조례는 철회되지 않은 채 중앙정부와 베이징시간에 힘겨루기양상으로 번져가고 있다.

 왕푸징에 홍콩자본으로 짓는 대규모의 복합상가도 시가 경제적 이익만 앞세워 수도의 위상훼손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동방광장이라는 이 매머드복합상가는 천안문에서 2.1㎞ 떨어진 곳에 세워질 예정인데 베이징시의 중심이자 중국의 얼굴인 천안문광장의 건조물들을 무색케 할 것이라는 것이다. 동방광장은 천안문의 2배높이로 설계돼있고 연건평도 인민대회당의 4배에 달한다. 그간 왕푸징지구에는 고궁경관을 보호한다는 구실아래 24를 초과할 수 없도록 고도가 제한됐었다.지역이기주의에 사로잡힌 베이징시의 「과욕」은 끝내 중앙정부가 복합상가 건축 설계를 재검토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중앙정부와 수도인 베이징시와의 이같은 대립은 전체보다 지역 이익을 우선하는 중국의 현실과 고민을 극명하게 보여준다.【북경=유동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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