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홍수가 할퀸 상처가 심해 폐교위기에 처했던 중국 길림성 휘남현의 조선족 중학교가 고국의 온정에 힘입어 재기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지난 8월중순 중국 북부를 휩쓴 홍수로 교실과 기숙사등 학교전체가 폐허로 변해 학생들이 배움의 터전을 잃게 됐다는 사연(본보 12월7일자 29면)이 보도되자 이들을 돕겠다는 독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
중소기업체대표가 사재를 털어 부족한 복구비 전액을 본사에 기탁하는가 하면 문구류제조업체인 모닝글로리는 동포학생 4백27명을 위해 노트 연필등 학용품상당량을 보내겠다고 약속했다.
포장전문회사인 한국특수포장대표 조충묵(55·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씨는 9일 조선족 중학교를 복구하는데 써달라며 1천5백만원을 본사에 선뜻 기탁했다. 인터뷰를 사양하던 조씨는 『중국과는 아무런 연관도 없지만 동포학생들의 딱한 사정이 남의 일처럼 생각되지 않았다』며 『앞으로도 계속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조씨는 『조선족 1세들은 나라가 없어 남의 땅에서 기구한 세월을 보내야 했지만, 그들의 2세 3세는 고국이 있는한 긍지를 가지고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씨는 『우리가족의 작은 정성이 학생들이 사용할 책 걸상을 구입하는데 쓰여지길 바란다』며 『동포학생들의 뒤에는 선진국문턱을 바라보는 조국이 있다는 사실을 전해달라』고 당부했다.
조씨가 73년 설립한 한국특수포장은 식품에서 일반 화물까지 살균처리와 부식등을 막도록 특수포장을 하는 업체로 연간 80억정도의 매출을 올리는 중견기업이다. 이밖에 정호현(서울 강남구 논현동)씨가 8일 5백만원을, 서울대영건축사무소 김기두소장이 1백만원을 각각 본사에 보내온데 이어 한국컨테이너 부두공단 기획실장 나홍주(40)씨도 5만원을 기탁했다.【염영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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