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10년간 백44억불 수지개선/농업·유통업 보완책 “발등의 불” 세계 1백24개국 무역대표들이 8일(현지시간) 세계무역기구(WTO)를 내년 1월1일 출범시키기로 공식 확정함으로써 앞으로 세계경제는 어느 나라도 예외없이 무차별적으로 경쟁하는 시대에 들어가게 됐다.
WTO출범은 우리가 원하건 원치 않건 상관없이 「세계화」를 강요하는 압력이 내년부터 발등의 불로 공식화됨을 알리는 출발신호나 마찬가지다.
이에따라 우리에게 남은 선택은 취약한 국내 농업과 서비스산업이 WTO체제가 요구하는 개방수준에 견딜 수 있을만큼 하루빨리 경쟁력을 보완하는 길뿐이라 할 수 있다.
WTO는 종전까지 국제무역질서를 이끌어온 관세무역일반협정(GATT)에 비해 훨씬 광범한 범위에서 보다 강력한 파급영향을 가져올 것이 확실하다.
GATT는 공산품과 일부 서비스산업을 대상으로 관세인하를 통해 무역자유화를 추구한 수준이었다. 반면 WTO협정은 거의 모든 서비스상품과 농산물에 이르기까지 시장개방원칙을 무차별적으로 확대했다. 개방의 폭을 확대하는 대신 반덤핑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등 자유무역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각종 무역규범을 확립했다. 또 국가간 통상분쟁을 중재 조정하고 협정의 원칙과 규범을 벗어나지 않도록 감시하는 제도적 장치로 WTO를 설치했다.
현재 새로 가입을 희망하는 나라도 러시아 중국등 23개국에 이르러 WTO의 회원국은 GATT의 1백23개국보다 많아진 1백40∼1백50개국에 이를 전망이다.
지금까지 WTO협정에 비준한 나라는 미국등 모두 50여개국으로 내년 1월 발효이전에 대부분 GATT회원국들이 국내 비준절차를 마칠 것으로 보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WTO출범에 따라 관세가 인하되고 농업·서비스산업의 개방이 확대되면서 오는 2005년까지 세계에 5천1백억달러의 경제적 이득을 가져다 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OECD는 제조업주도의 수출지향적 산업구조를 가진 우리나라의 경우 앞으로 10년간에 걸쳐 수출이 2백25억달러가량 늘고 수입도 81억달러가량 증가해 총 1백44억달러의 국제수지 개선효과를 얻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부는 WTO가 출범하면 우리 경제에 숫자로 계량할 수 없는 긍정적 효과도 적지 않다고 지적한다. 반덤핑관세등 각종 무역보복을 당하는 사례가 줄고 미국의 슈퍼301조를 비롯한 일방적 통상압력도 완화될 수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또 유럽연합(EU)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등 지역블록화가 가속되는 추세속에서 WTO의 다자간 무역질서가 정착되면 어느 블록에도 속하지 못한 우리나라는 해외시장에 계속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다고 보고있다.
하지만 WTO가 몰고 올 부정적 파급효과도 상당하다. 농산물과 서비스시장 개방으로 경쟁력이 취약한 국내산업의 피해가 속출할 가능성이 크다.
농업의 경우 쌀을 비롯한 모든 품목이 개방되는 상황에서 지금까지 취약한 농업을 지탱해주던 정부보조금도 대폭 축소가 불가피하다. 서비스부문은 유통시장 개방으로 영세업체들이 잇따라 도산하는 위기에 직면할 전망이다.
또 금융 세제지원등 제조업에 대한 산업정책 수단들도 WTO규범에 맞춰 감축해야 한다.
상공자원부는 WTO의 파급영향이 크게 봐서 제조업은 이익, 농업은 손해, 서비스업은 단기적인 손해를 보여 전체적으로 이익이 클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유석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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