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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밀집지에 “시한폭탄”/상근직원 한명없이 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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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밀집지에 “시한폭탄”/상근직원 한명없이 방치

입력
1994.1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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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도시가스 공급기지 르포/녹지대위치… 담배불·취사에 섬뜩/일부선 위험 안내표지조차 없어 어린이들이 뛰노는 놀이터와 아파트옆 공터, 교통량이 폭주하는 인터체인지옆 녹지대 지하는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화약고」로 방치돼있다.

 8일 상오 구로구 독산본동 948의123 시흥인터체인지옆 녹지대 지하에 위치한 독산 가스공급기지. 상근직원 한사람 없이 도로청소를 나온 구로구청 일용직 부녀자들이 「화기엄금」이라고 적힌 경고판 주위에서 낙엽을 모아 불을 지피고 있었다.

 기지에서 불과 50떨어진 곳에는 시흥세무서 태광맨션 향남아파트및  상가가 밀집해 있다. 굳게 닫힌 지하 철문앞 표지판에는 「정리정돈 청소철저」라고 적혀 있으나 내다버린 건축폐자재와 각종 쓰레기 포대가 가득하다.

 인근 삼주빌딩 주차관리원 황종욱씨(55)는 『여름철엔 더위를 피해 기지주변 잔디밭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버너로 밥을 해먹는 주민도 많지만 상주직원이 없어 늘 위험상태로 방치돼 있다』며 『특히 독산기지는 통행량이 많은 시흥IC옆에 인접해 있어 출퇴근때면 담배꽁초를 기지내로 버리는 운전자들도 많아 섬뜩해진다』고 말했다.

 양천구 목6동 목동가스밸브기지는 모터밸브와 압력밸브등이 지상에 완전 노출돼 있는데다,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20거리에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밀집돼 있어 보기에도 섬뜩하다. 더욱이 이 아파트단지 114동 앞의 어린이놀이터는 기지 지상의 정압시설에서 불과 10거리이다. 아현기지 폭발사고 이후 주민들은 아이들을 이곳에서 놀지 못하게 하고 있어 놀이터는 한산했다.

 서울시내 도시가스공급기지의 대부분이 대규모 아파트단지·주택가 밀집지역과 대로변 인근 지하에 설치돼 있다. 그런데도 안전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한국가스공사측은 주민반대와 부지부족으로 적지를 찾기 어렵다며 주민 몰래 주택가 한복판에 기지를 만들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셈이다.

 가스공급시설은 현행법상 설치를 규제할 수 있는 법규정이 전혀 없어 가스공사측이 마음대로 자신들이 편한 지역에 설치하고 있다.

 92년5월 설치된 아현 가스공급기지도 가스 관련시설이라는 사실을 숨긴채 공사를 진행하다 주민들의 항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울시내에는 이번에 사고가 난 아현가스공급기지 외에도 합정·독산·군자·대치·고척·상계·목동·방배·자양등 모두 10개의 가스공급기지가 있다.

 이중 아현·독산·목동 뿐아니라 자양·합정·군자기지등도 불과 30∼50안에 상가·일반주택가가 밀집돼 있고, 상계 가스공급기지는 아파트가 밀집한 노원구 상계6동에 자리잡고 있어 안전사고시 큰 인명피해가 우려된다.

 홍익대 정문 맞은편에 위치한 합정기지는 어린이놀이터 지하에 설치돼 있는데다 안내표지판조차 없어 안전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다.

 독산기지 인근 태광맨션 주민 정순옥씨(41)는 『주민들이 기지건설 당시에는 무슨 시설인지 몰랐으나 뒤늦게 가스공급기지란 사실을 알고 구청에 철저한 안전점검과 시설이전을 수차례 요구했으나 관할이 아니라며 주민의견을 묵살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이영섭·김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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