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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차」후유증 전산업 확산/신고서 전격수리로/재계,정책 강력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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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차」후유증 전산업 확산/신고서 전격수리로/재계,정책 강력비난

입력
1994.1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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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정책 일관성 결여/정유·유화·제철등 통제완화도 졸속” 정부가 전격적으로 삼성의 승용차기술도입신고서 수리를 발표한 7일 재계는 『국내 산업정책은 완전히 실종됐다』며 정부의 일관성없는 정책을 맹렬히 비난하고 나섰다. 특히 완성차 5개사와 자동차서비스업체 3개사, 부품업체인 만도기계등의 노조는 이날 과천청사앞에서 정부결정에 대한 항의집회를 갖고 8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키로 결정, 삼성의 승용차사업허용에 따른 후유증이 재계 업계는 물론 전산업계로 확산되고 있다.

 정부의 삼성 승용차기술도입신고서 수리과정을 지켜본 기존 자동차업계는 정부조치를 「날치기」로 단정짓고 특정업체에 특혜를 준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계관계자들은 국내산업에 대한 기업의 신규참여와 증설문제를 조정해온 정부가 삼성의 승용차사업 진입허용을 계기로 정유 유화 제철 항공 발전설비등 국내산업 전반에 대해 시장진입 통제를 풀기로 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자동차나 항공 발전설비등과 같은 조립산업의 경우 기업의 책임으로만 시장진입을 허용하게 되면 경영환경의 변화나 시장개방에 따라 엄청난 파문을 몰고 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개별기업의 판단으로 참여기업들이 늘어나 특정 조립산업이 과잉상태가 될때 참여업체뿐만 아니라 부품업체도 같이 도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고 인력수급에도 불균형을 초래, 전산업이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우려했다.【이종재기자】

◎경실련,성급수리비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7일 삼성의 기술도입신고서 전격 수리와 관련, 성명을 발표하고 정부가 삼성의 승용차진입문제를 공론화하여 전문가의 지혜와 국민의 합의를 모으지 않고 경제논리보다 정치논리에 의해 성급히 방침을 결정한 것은 큰 잘못이라고 밝혔다. 경실련은 성명에서 『정부는 삼성측이 밝힌 보완조치에 대한 문제점을 충분히 검토, 기존업계의 혼란과 재벌의 경제력집중 완화를 위해 추가적으로 필요한 조치를 삼성측에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고서 수리」 기존업계 반응/기아/“이틀만에 전격처리 특혜반증”/대우/“삼성의 대국민공약 신뢰잃어”

 ▲기아자동차 박제혁부사장: 한마디로 충격적이다. 삼성의 승용차진입 허용을 위해 이번에 정부가 취한 일관성없는 산업정책을 보면서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감을 완전히 잃어버렸다. 특히 정부 정책만 굳게 믿고 줄곧 자동차전문기업으로만 성장해온 기아의 입장으로서는 허탈감이 앞설 뿐이다.

 문민정부가 산업정책의 근간으로 삼아온 업종전문화 시책은 삼성의 승용차진입 허용으로 결국 삼성이란 거대기업의 위력앞에서 하루 아침에 무너진 꼴이 되고 말았다. 이에 따라 삼성의 승용차진입 허용은 특정업체 봐주기라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고 문민정부의 공신력에도 심각한 의문을 제기할 수 밖에 없게 됐다. 적어도 신고서 수리만큼은 신중을 기했어야 했다. 특히 신고서 수리과정에서 기존업체들의 반대의견등을 외면하고 이틀만에 신고서를 전격 수리한 것은 특혜의혹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하다.

 자동차산업은 물론 관련산업 전체에 앞으로 불어닥칠 파장이 심히 우려된다. 노조를 중심으로 전사원들이 집단행동도 불사하겠다는 강한 반발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이로 인해 당장 생산차질을 빚게 됨은 물론 어떤 돌발사태가 생기지 않을까 당혹스럽고 걱정스럽다.

 ▲대우자동차 김태구사장 : 한국자동차산업의 장래가 크게 우려된다. 국내 자동차업계가 2000년에는 세계 최고수준의 자동차 메이커로 부상하겠다며 대규모 시설투자와 기술능력향상을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정부가 삼성의 신규진입을 허용한데 대해 실망과 경악을 금치 못한다.

 삼성의 신규진입은 자동차산업의 국제경쟁력을 크게 저하시킴은 물론 국내 자동차산업에 일대 혼란을 불러올 것이 분명하다.

 삼성이 과거 상용차사업에 참여할 당시 앞으로 승용차사업은 절대로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언제 그랬느냐는듯이 손쉽게 어긴 사실과 금번 승용차사업 계획이 여러면에서 실현가능성이 적은 공약이 될 가능성이 큰 점을 고려해 볼때 이번에 승용차사업 진출을 위해 삼성이 내걸고 있는 각종 대국민 약속도 전혀 신뢰할 수 없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정부가 국내 자동차산업이 겪게 될 혼란과 국민의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삼성의 신규진입을 강행한 것은 결코 납득할 수 없으며 업계 공동으로 향후 대책을 협의해 나가겠다.【김병주기자】

◎김철수상공장관 일문일답/“업계 대립 줄이려 서둘러 처리”/장기적으로 한국차 세계시장 주도 도움/이건희 그룹회장도 각서에 연대서명할것

 김철수상공자원부장관은 7일 상오 기자회견을 갖고 삼성의 승용차 기술도입신고서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김장관과의 일문일답내용이다.

 ―삼성이 각서내용을 이행할 것으로 보는가.

 『21세기기획단의 이필곤회장과 삼성중공업의 경주현부회장이 서명한 각서를 이미 제출했으며 이건희그룹회장도 연대서명토록 상공부가 추가로 요구해 삼성측이 받아들이겠다고 알려왔다』

 ―약속을 어길 경우 어떤 제재가 가능하나.

 『국내 유수기업이 정부에 한 약속이므로 충분히 지켜질 것으로 본다. 각서를 지키지 않을 경우 여론이 이를 용납치 않을 것이다. 현재로선 다른 제재수단은 없다』

 ―이번 수리결정이 불가피했나.

 『현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이므로 수리했다. 장기적으로 우리 자동차산업이 21세기 세계시장을 주도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단기적인 영향은 삼성이 최소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삼성의 기술도입으로 대일무역적자가 더 심해지지 않겠나.

 『초기엔 부품수입이 다소 늘겠지만 삼성이 국산화율을 높인다는 약속이어서 예상보다 수입증가가 적을 것으로 생각한다』

 ―향후 산업정책 전개방향은.

 『민간의 투자활동은 기업의 자율의사나 시장의 조정기능에 전적으로 맡길 예정이다. 과잉투자 우려등을 이유로 종전의 합리화조치같은 정부개입은 있을 수 없다. 정부는 업종별 발전비전만 제시하고 기술개발이나 환경보호등 최소한의 역할에 머무를 계획이다』

 ―기존 업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는데.

 『그동안 충분한 의견을 나눴으며 계속 대화해 나가겠다. 업계도 이번 결정을 이해하리라 생각한다. 빨리 신규업체와 기존 업계간에 대립을 해소하고 힘을 합쳐야 할 때다』

 ―신고서를 예상보다 빨리 수리한 이유는.

 『그동안 공청회등 충분한 검토가 이뤄진데다 기존 업계와 대립양상이 오래 지속되는게 바람직하지 못해 더이상 늦출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자동차에 대한 수입선다변화 조치는 존속되나.

 『WTO(세계무역기구)나 GATT(관세무역일반협정)원칙에 어긋나는 것은 사실이며 현재 단계적 축소작업을 벌이고 있다. 98년이후 운용방향에 관해 현재 연구용역을 의뢰한 단계다』

 ―세계화선언이 없었으면 수리않을 수도 있었나.

 『세계화전략이 산업정책의 발상전환을 촉구했으며 그 정신에 따라 신규진입을 허용키로 결정했다』【유석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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