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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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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4.1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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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패에 대한 수사활동은 이제 정치적 줄다리기로 변했다… 그간 여러 정치인한테서 상당한 압력을 받아와 나의 모든 활동이 정치적 볼모로 되어버렸다… 그런 이유 때문에 무거운 마음으로 사법계를 떠난다』―이탈리아 반부패 사정운동을 주도, 국가적 영웅으로 대접받아온 디 피에트로검사가 지난 6일 사표를 제출하며 남긴 말이다. ◆나라 안팎을 망라해 부정과 비리의 뿌리와 늪은 너무나 깊고 넓기만 한데, 그 근절은 반대로 너무나 힘에 부치기만한 것 같다. 굽힘없는 사정활동의 세계적 상징으로 각광받아온 디 피에트로검사조차 압력을 견디지 못할 정도면 과연 어느 나라의 어떤 검찰이 정치적 논리 앞에서 초연할 수 있을까 걱정스러워지는 것이다. ◆사실 우리의 사정활동에 대해서도 그 동안 갖가지 걱정과 아쉬움이 없지 않았다. 국가적 사정착수 초기부터 정치논리에 따른 축소·표적수사소리가 끊일 새 없었고 최근의 큰 사건들에서도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사정에서 그처럼 여유를 부릴 정도로 우리 사회가 온전치만은 않다는 점이다. ◆고위층 부정러시에 이어 중·하위직에서마저 부정·비리가 만화경을 이룰 정도임은 어제 검찰의 5백6명 구속발표로 자명해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 검찰이나 사정기관은 이제라도 각오를 더욱 굳혀 디 피에트로검사와 같은 중도퇴진이나 좌절을 겪지 않기를 당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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