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의 운명은”… 당직향방에 큰 변수/“보수끌어안기 아직효용”/“장선거임박 교체불가피”/“어차피 내년 구조조정” 분석도 정부와 마찬가지로 민자당도 곧 닥칠 인사태풍앞에 어수선한 분위기이다. 사무총장 정책위의장 원내총무등 당3역은 이미 마음을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대적인 여권진용개편을 당이라고 해서 피해나갈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당직개편에는 여전히 큰 변수가 하나 있다. 바로 김종필대표의 거취이다.
현단계에서 김대표가 유임할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김대표를 교체할 경우 뚜렷한 대안이 없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다만 김대표가 내년이후에도 장수할 것인가를 놓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지자제선거를 김대표체제로 치를지 여부에 대해 누구도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한다. 올해 연기해 놓은 전당대회의 개최시점에 따라 김대표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지만 김영삼대통령 외에 그 답을 아는 사람은 없다.
전당대회의 개최시기에 따라서는 이번 개편에서 당진용의 변화도 영향을 받게 된다. 내년초에 전당대회가 열릴 경우 이번에 당직자교체가 거의 없을 가능성이 높다. 2∼3개월후 바꿀 사람을 구태여 새로 임명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이 경우는 김대표가 퇴진하는 전당대회를 전제로 한다.
전당대회가 아예 지자제선거이후로 넘어갈 경우 김대표를 제외한 당직자들을 교체하는데는 문제가 없다. 당헌규정 때문에 전당대회를 내년초 개최하더라도 김대표가 유임되는 형식적 행사에 그친다면 역시 이번 당직개편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이같은 분석 때문에 당내에서는 역으로 당직개편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대표를 제외한 고위당직자가 전원 교체될 경우 민자당에는 당분간 근본적 구조조정이 없을 것이란 관측이 가능하다.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는 김대표체제가 이어진다는 뜻이다. 그러나 당직개편이 없거나 소폭에 그칠 경우는 내년초 전당대회등 당의 구조적 지각변동을 예고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여권핵심부의 입장에서는 이번 개편에서 당의 장기구도를 고려하지않을 수 없다. 현재 김대통령은 이 문제를 숙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당직개편은 정치일정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면서 『지자제 선거전인 내년 3월께 전당대회를 개최할 경우 당직을 구태여 지금 교체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에는 내년에도 여전히 「대안부재론」이 유효할 것이라는 견해가 적지않다. 물론 김대표측을 포함한 구여권의 목소리이다. 김대표측은 오히려 김대통령의 집권중반기에 접어들수록 보수세력 끌어안기의 필요성이 증대하기 때문에 김대표의 「효용」이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도 한다. 그러나 대표자리를 노리는 다른 쪽에서는 『김대표 체제로 지자제선거를 치러서는 안된다』는 논리를 편다. 개혁의 이미지에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내년부터는 지자제선거를 필두로 총선, 대선이 이어지므로 대대적인 당내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견해도 있다.
김대표는 지난해 이후 본인의사에 관계없이 상황에 따라 부침을 거듭했다. 개혁분위기가 강세일 때는 위축되는 듯이 보였고 조문파동이나 각종 사고등으로 보수분위기가 확산될 때는 상승세를 탔다. 「JP변수」는 그래서 김대통령의 상황인식이라는 또 다른 변수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정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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