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 「범죄와 전쟁」때 전국규모 일시 와해/출소이후 신흥세력과 이합집산 잦은충돌/올들어서만 살인·난동 30여건 4일 발생한 뉴월드호텔앞 조직폭력배 피살사건은 90년 「범죄와 전쟁」 이후 주춤했던 조직폭력배들이 본격적인 세력규합에 나선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범죄와의 전쟁때 「서방파」 「OB파」 「양은이파」등 속칭 「전국 3대 훼밀리」 두목을 비롯한 많은 조직원들이 구속돼 와해된 폭력조직들이 10∼50명 단위의 신흥 폭력조직들로 이합집산하면서 세력다툼을 벌이는 과정에서 일어난 대표적인 사건으로 분석하고 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의 직접적인 발단은 91년 팔레스호텔앞 최창호(당시 27세)씨 피살사건에 대한 오인보복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그러나 폭력배들의 도주에 이용된 차량중 한대가 군산 그랜드파 소속 조직원 김모(35)씨의 소유로, 살해된 박신 유재수(28)씨와 현장 지휘자로 알려진 이모(31)씨등이 호남 출신의 서로 다른 폭력조직원으로 밝혀짐에 따라 이 사건에 호남일대의 5∼6개 폭력조직의 이해관계가 얽힌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건에서 당초 「살해의 표적」이었던 박진수(32)씨와 살해된 박씨와 유씨, 기습을 지휘했던 이씨등이 모두 중간보스급인데서도 잘 드러난다.
올들어 지난 9월 영등포 일대를 무대로 활동해온 폭력조직 「불출이파」 행동대장 오일(23)씨가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상대편 폭력배들에 의해 온몸이 난자당한채 살해당한 것을 비롯, 전국적으로 조직폭력배 살인·폭력사건은 무려 30여건에 이른다.
지난 4월 발생한 조계사 폭력사태에는 당시 영등포등지에서 활동하는 조직폭력배들이 공공연하게 동원됐으며, 같은달 대구 달성동 뉴그랜드 여관앞에서는 대구 폭력조직인 「달성파」 조직원 20여명과 「돈지파」조직원 10여명이 안마시술소의 주도권을 놓고 난투극을 벌여 3명이 중상을 입고 승용차 10여대가 파손되기도 했다.
이처럼 폭력조직간의 세력다툼이 잦아지자 최근에는 목적달성을 위해서는 대낮에 대로에서 회칼과 낫 야구방망이등 흉기를 마구 휘둘러 상대편을 무참히 살해하는등 극도의 잔인성을 보여주고 있다. 또 활동무대도 예전처럼 유흥가만이 아니라 ▲온천 골프장등 휴양지 ▲재개발지역내 이권을 둘러싼 청부폭력 ▲아파트단지 신축공사와 관련한 이권다툼등 이권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비집고 들어가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경찰에 의하면 90년부터 지난 8월까지 3백여개 폭력조직 조직원 4천9백여명이 구속됐으나 이중 2천4백여명이 출소, 기존조직과 신흥조직으로 난마처럼 얽혀 세력확장에 따른 충돌이 계속될 전망이다.【박천호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