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틀 유지속 능력위주 등용/신·친민주계 새역할논에 주목 김영삼대통령이 구상중인 집권후반기 당정진용이 지금까지의 인선틀과 성격을 달리 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상도동 인맥의 역할교체와 거취가 또하나의 초점이 되고 있다. 정부출범초의 조각과 작년말 대규모 개각때까지 정권의 기초를 다지는 차원에서 민주계인사 위주로 「신여권」을 형성해왔던 흐름이 이번 당정개편에서는 상당부분 바뀔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실제 김대통령의 최근 언행에서 이같은 인사포석의 변화를 예고하는 조짐이 적잖게 발견되고 있으며 여권 고위관계자들도 인선잣대가 종전과 다를 것임을 부인하지 않는다. 김대통령이 지난 10월부터 계파를 가리지 않고 민자당내 중진들과 독대하며 『쓸 사람을 추천해보라』며 폭넓은 의견을 청취해온 것이나 인사와 직결된 정부조직개편안을 철저한 보안속에 성안하면서 계파적 편견을 가급적 배제하려는 태도를 보인 것등은 이런 맥락이다.
특히 「12·12관련자의 기소유예―세계화구상―정부조직개편」등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은 연말 당정개편의 방향을 시사하는 주요대목으로 이해되고 있다. 여권관계자들이 『김대통령은 3년임기 대통령을 새로 시작한다는 자세로 내년을 사실상 집권원년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기업경영개념으로 말할 경우 전반기 2년이 「감사」적 기조에 치중했었다면 이제부터는 「이사」적 국정운영으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박관용대통령비서실장 최형우내무장관 문정수사무총장 이원종청와대정무수석을 4대축으로 하면서 서청원정무장관 김우석건설장관등으로 이끌어온 당정의 민주계인사 포석도 크게 변화될 것으로 보는 게 대체적인 견해이다. 물론 이들의 상도동인맥내 위치를 고려할 때 역할배제보다 역할이동쪽으로 재편될 가능성도 상당하다. 그러나 서석재전의원 김덕룡의원등이 새로 구성되는 여권진용에 참여하고 신상우 김정수 강삼재 김봉조 이인제 백남치 김운환의원등 민주계 예비군들중 일부가 당정쪽에 포진할 경우 기본적인 인사구도의 성격과 기능은 다른 색채를 띨 수밖에 없다. 여기에 지금까지 상대적으로 소외돼온 김윤환 김용태의원등 이른바 「신민주계」와 이한동등이 새로운 역할을 맡게되리라는 관측이 상당하고 이세기 김종호 이승윤 신상식 박정수 김중위의원등 「친민주계」인사에게도 자리가 마련될 것이라는 얘기도 있어 민주계중심의 국정운영방식은 일대 전환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물론 김덕룡의원등은 『특정인물을 배제하는 것은 아니지만 김대통령의 세계화구상이 여전히 개혁과 변화를 기조로 하고 있음을 잊어선 안된다』고 말해 김대통령의 개편구상이 「마구잡이식 개방」으로 이해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그러나 어쨌든 상도동 핵심멤버를 포함한 범민주계내의 역학관계가 이번 당정개편을 계기로 변화될 것으로 보는 것에는 별다른 이의가 없으며 이것은 곧 「친정」으로 표현돼온 여권의 인사틀이 발전적으로 해체되는 것으로 봐야한다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이와관련, 여권 고위관계자는 『국정의 안정성과 추진력을 강화하고 소수파정권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인재등용의 문호는 어느 때보다 넓어질 것』이라며 『그렇다고 이를 구여권의 포용이니 하는 식의 이분법적인 해석도 지나친 단견』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도덕성에 큰 문제가 없다면 과거 어떤 사람이 무엇을 했느냐보다 앞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느냐는 시각에서 인선을 접근하게 될 것』이라고 「중립적인」김대통령의 인사방향을 전했다.【이유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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