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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과 축구장/박정삼(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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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과 축구장/박정삼(메아리)

입력
1994.1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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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NP의 증가와 함께 전력수요는 날로 늘어나는데 원자력발전소의 부지마련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전력은 더 많이 써야겠지만 내 지역에 「위험한」 원자력발전소건설은 허용할 수 없다는 지역이기주의가 팽배하기 때문이다. 원자력발전소 건설부지확보도 이처럼 난감한 형편인데 하물며 핵발전폐기물 처리시설장확보는 더 더욱 어렵다. 그래서 정부가 직접 국민들에게 하소연하는 CM이 TV에 선보였다. 인기탤런트 이정길씨가 나서 선진국의 핵폐기물저장시스템 및 안전성을 소개하고 『우리의 현실은 어떻습니까.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습니다』라는 멘트로 끝난다. 반만년 역사속에서 명령과 규제만을 일삼는 정부에 익숙했던 국민들에게 CM을 통한 정부의 국민설득작업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러나 선진국일지라도 환경보호론자들의 득세로 원발부지확보가 만만하지는 않은 것같다. 일본의 경우 전원3법에 따라 전력회사가 발전소건설지역 지방자치단체에 교부금을 지원하고 체육관이나 공회당을 건설하는등 지역주민의 편익시설을 제공하고 있다. 동경전력의 경우 최근 후쿠시마(복도)제일원자력발전소의 원자로 2기증설계획을 세우면서 지역주민을 위해 열도 최대규모의 축구장건립계획을 동시에 발표했다.

 동전은 현재 일본 최고의 인기스포츠가 축구라는 점에 착안, 총면적 40㏊에 라이트시설과 실내연습장·호텔등 부대시설을 갖춘 12개의 대규모 축구장(수용인원 6만)을 원발부지내에 건설하여 지역스포츠센터로 제공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내놓았다. 동전이 계상한 축구장건립비용은 원전건설비용의 1%에 불과한 1백30억엔(한화 약1천억원)이다. 일본축구협회는 동전의 이같은 계획이 현실화하면 월드컵유치에도 유리할 것으로 보고 은근히 기대하고 있지만 지역여론은 원전건설의 미끼라는 반대론과 지역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찬성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그러나 동전측은 주민들에 대한 직접호소가 약효를 볼 것이라고 자신만만해 하고 있다.

 전국 곳곳의 지방자치단체마다 세도가 들끓고 있다는 여론이 비등한 와중에 정부는 「작은 정부」로의 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세계화를 외치는 요즘 효율적 정부란 규모의 대소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정책수행에 있어서 스포츠문화까지도 유인책으로 활용할 수 있는 창의성의 발현여부와 정직한 공무집행자세에 달린 것같다.<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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