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 안정보다 변화선택 주목/96총통직선 야고지선점 분석도 3일 실시된 타이완(대만)의 지자제선거는 제1야당인 민진당(민진당)후보가 타이베이 (대북)시장에 당선됨으로써 집권 45년의 국민당에 최대의 정치적 패배를 안겨주었다.
27년만에 처음 실시된 대북시장선거에서 야당의 승리는 앞으로 대만의 정치민주화의 행보는 물론 그동안 민진당이 끈질기게 주장해온 「대만의 독립」문제에도 파란을 몰고 올 것으로 예고되고 있다.
국민당은 표면적으로는 정부가 임명한 대만성장과 가오슝(고웅)시장이 당선된 것에 자위하며 정책의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반응이다. 그러나 집권당은 정치 1번지인 대북시장선거에서 3위에 그친데다 함께 실시된 대북시 의회선거에서도 처음으로 과반수 장악에 실패함으로써 큰 충격을 받은 표정이 역력하다.
정치분석가들은 이번 선거에서 국민당의 고전은 민진당 천수이비엔(진수편)의원의 개인적 인기 외에도 올해 꼬리를 물고 터진 정부고위관리들의 부정부패사건이 결정적 원인이 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또 지난해 국민당의 분열로 인한 지지기반의 양분과 국민의 80%를 이루는 대만성출신 유권자들의 민진당 선호경향도 큰 몫을 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결국 대북시민들은 이번 선거에서 국민당이 내건 안정논리보다는 변화를 선택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선거의 최대 이슈는 그동안 많은 논란을 빚어온 본토로부터 「독립이냐 통일이냐」하는 문제였다. 본토와의 통일정책을 고수해온 집권당은 유세과정에서 대만독립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있는 민진당에 대해 『독립은 곧 중국의 무력침공을 불러올 것』이라며 국민의 안정심리에 호소했으나 실패했다.
이번 선거결과가 가지는 또 한가지 중요한 의미는 96년으로 예정된 대만 최초의 총통직선에서도 민진당이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는 점이다.
민진당은 96년 총통선거를 대비, 앞으로 자신들의 수권능력을 입증해야하는 동시에 주민들의 저항감을 최소화하면서 통일 혹은 독립에 관한 청사진을 제시하느냐는 문제를 과제로 넘겨받게 됐다.
외교분석가들은 이번 선거결과가 대만에 대한 국제사회의 여론에도 긍정적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선거는 리덩후이(이등휘)총통이 지난 88년 취임이래 추진해온 정치민주화의 중요한 자리매김으로써 그동안 중국에 경사돼온 서방국들의 정책변화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지적이다.【조상욱기자】
◎언론자유 수호 앞장선 변호사 출신/타임선정 21C이끌 100인에 포함도/진수편 대북시장당선자
국민당의 권력독점 체제를 깨고 대북 시장에 당선된 민진당의 진수편입법의원(43)은 언론자유 수호에 앞장선 율사 출신의 신진 정치인. 최근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21세기의 젊은 지도자 1백명에 포함되는등 앞날이 주목되는 인물이다.
진당선자는 국립 대만대학 재학중 고시에 합격, 변호사 활동을 시작한 수재로, 정부의 정당결성 금지조치에 항의하는 시위를 주도하다 체포된 야당지도자의 변호를 맡아 인권변호사 반열에 올랐다. 지난 79년 언론자유 수호운동을 계기로 정치에 입문했으며 2년만인 81년 대북 시의회 의원으로 당선됐다.
그의 출판사가 명예훼손죄에 걸리는 바람에 옥고를 치르기도 했던 진당선자는 부인이 85년 대만성장 선거의 유세도중 트럭에 치이는 사고에도 불구하고 입법의원 선거에 나서 승리함으로써 부부 정치인으로 성가를 높였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