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리포트」등은 세계화 안목에 도움 인천북구청 세금횡령사건과 부천시 도세(도세)사건,성수대교 붕괴사고와 육교붕괴사고 및 일산신도시아파트 위험징후, 「국제화」와 「세계화」는 얼마만큼 같고 어느 정도 다른가. 12·12와 5·18에 대한 법적·정치적대응은 얼마나 다를 것인가. 부정·비리·부실로 빚어지는 사건 사고와 그에 대한 대책,과거청산과 미래의 청사진이 유사한 형태로 반복되고 있지만, 근래에 국민들은 뚜렷하게 달라진 점, 다른 점,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를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
「인천북구청 사건과 같은 비리는 더 이상 없을 것이며 다른 지역에서 재발되면 책임지겠다」는 주무부장관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도세전국화, 정말이다」라는 기사가 1면 톱(11월30일자)으로 나오고있다. 성수대교 붕괴이후의 육교붕괴사고는 안전점검을 통해 문제점을 발견하고서도 그대로 방치한 결과이고, 시공때부터 문제점이 지적되었던 일산의 아파트에서도 위험징후가 현실로 드러났다.
「세계화」선언에도 불구하고 그 이전과 이후를 가리지 않고 발생하는 사건·사고의 연속은 「국제화」「세계화」의 차이를 둘러싼 논쟁에 공허감마저 느끼게 한다.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개선되지 않는 현실」에 대한 비판은 정부가 감수할 수밖에 없겠지만, 국민을 대신하여 정부의 안일과 미진함을 질타해온 언론에 대해서도 유사한 사건의 연속적인 재발과 관련해 아쉬움이 많다. 최근의 충격적인 사건들에 대해 언론은 대대적인 특집등으로 현상과 원인을 예리하게 분석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대안의 제시도 서슴지 않았다. 그러나 사건 당시와 직후의 그런 열정에 비하여 사건에 대한 사후의 점검·확인보도에는 소홀하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폭주하는 사건 속에서 과거의 사건에 매달리는 것이 무리라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총체적 위기」「총체적 부실」의 늪에서 헤어나야 할 오늘의 상황에서 언론이 정부에 대한 비판과 대안의 제시만으로 사회적책임을 다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확인행정을 「확인하는 보도」야말로 국민의 지속적 관심과 책임행정을 촉구하는 진정한 자극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일보 11월28일자는 「뒤로가는 도로관리 행정」(7면) 「 한강다리 신설때 외국감리의무화」(27면),29일자는 「육교관리 엉망」(28면) 「신도시아파트 안전진단」(29면), 그리고 12월1일자는 「쓰레기종량제 실시―쓰레기 감소율」(17면)등을 통해 사후점검과 제도실시 결과를 보도하고 있는데, 이러한 면에 한층 더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였으면 한다.
월·수·금요일에 연재되는 한국일보의 「세계의 조류」「월드리포트」「유럽리포트」는 안방에서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세계의 창이고 우리가 처한 현재와 가까운 미래에 대하여 많은 시사를 던져주고 있다. 일상생활속에서 국제화와 세계화를 위한 안목을 길러주는 좋은 기사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11월23∼29일 국제면에서 지속적으로 보도된 이탈리아 검찰의 「베를루스코니」총리에 대한 성역없는 수사와 끈질긴 추적기사는, 정치적 사건을 둘러싸고 보여왔던 우리 검찰과 정치권에 대해 변죽을 울리는 것이었다.
창조적 파괴를 위한 남산 외인아파트와 여의도 라이프빌딩의 폭파해체는 같은 것이면서도 분명히 다른 여운을 남겼다. 동질성과 정체성을 확보하면서도 분명히 다른 무엇이 보여지도록 언론도 더욱 더 적극적인 자세로 보도에 임해 주었으면 한다.<부산대교수·헌법학>부산대교수·헌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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