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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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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4.1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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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되도록이면 많이 거두려하고 국민은 가능한 한 적게 내려 하는 것이 무덤속까지 따라간다는 세금이다. 나라 살림을 꾸려 나가려면 세금이 필요한 것을 알면서도 세금이 많아지거나 부당하게 사용되면 국민들은 금방 불만을 갖고 절세등 그 대책을 서두르게 된다. ◆세계 제일의 복지국가인 스웨덴의 영화감독 잉그마르 베리만을 비롯, 작고한 배우 잉그리드 버그먼, 테니스 선수 비외른 보리등이 중세를 피해 모국을 등지고 외국으로 나간 일이 있었다. 복지재원을 마련하려면 무거운 세금이 어쩔 수 없다고 이해하면서도 견딜 수가 없었던 것이다. 통일독일에도 이같은 「세금도피」 바람이 불고 있다고 한다. ◆자동차 메이커인 BMW사는 이미 세금이 싼 이웃나라로 공장을 이전했고 제약회사 바이엘도 이전준비를 서두르고 있다고 전한다. 자동차경주 세계선수권자 미하엘 슈마허와 슈퍼모델 클라우디아 쉬퍼등도 거처를 모나코등에 두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독일은 소득세율이 높은데 통일후 동독지역개발을 위한 연대세까지 부담하려니 세금이 늘어난 모양이다. ◆연말 세금정산 준비가 한창이다. 월급쟁이들은 한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보험료나 교육비등의 증빙서류를 준비하느라 바쁘다. 이것 저것 챙기다가도 부질없다는 생각과 함께 은근히 화가 치밀어 오른다. 월급은 만져보기도 전에 뚝뚝 잘려나가는데 그 한쪽에선 세금도둑들이 주머니를 채우고 있다고 생각하면 정산할 마음보다 분함이 앞서는 것이다. ◆할 수만 있다면 세금도피라도 하고 싶은 것이 요즘 월급쟁이들의 심정이 아닐까 하는 엉뚱한 생각마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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