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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거울삼아 미래를 열고…/「서울육백년」 연재를 마치고/김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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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거울삼아 미래를 열고…/「서울육백년」 연재를 마치고/김영상

입력
1994.1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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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2년 7월11일부터 한국일보에 매주 2회 실린 「서울륙백년」시리즈가 지난 11월28일자 214회로 2년여에 걸친 연재를 끝내게 됐다. 「서울륙백년」이 회를 거듭할수록 독자들의 호기심어린 문의와 격려가 잇달아 우리 역사, 특히 서울 역사에 대한 관심을 느낄 수 있었다. 돌이켜 보면 좀 더 자상하고 좀 더 꼼꼼하지 못했던가 싶은 아쉬움이 남는다.

 정도 6백년 기념일인 94년 11월29일을 2년 반이나 앞두고 연재를 시작할 당시 한국일보측은 긴 기간을 시종일관 짜임새있게 메울 수 있을만큼 취재내용과 자료가 있겠느냐고 반신반의하면서도 어쨌든 알찬 내용으로 재미있게 써 달라고 주문했다. 말하자면 기우와 바람의 희망이 뒤섞인 요청이었다.

 그동안 「조선왕조실록」「증보 문헌비고」「신증 동국여지승람」「한경지략」「동국여지비고」「궁궐지」등 문헌을 위시하여 「용재총화」「매천야록」「한국통사」「위암전집」등등 각종 수필과 문집을 참고하여 고증에 힘을 기울였다.

 「야승」 등에서 재미있는 일화들을 뽑아 곁들이며 서울의 역사가 그야말로 무궁무진함을 새삼 깨달았다.

 「서울육백년」시리즈 낙산편에서 함춘원 경모궁 혜화문 활인서 선잠단 정업원구기 동묘 등이 생략되었고 도심 한복판을 흐르는 한성의 명당수 개천, 곧 청계천과 그 변두리 중앙지대에 흩어져 있던 사적도 채 손을 대보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 무엇보다 한강은 선사시대 이래 우리 문화의 발상지라 할 수 있는 유구한 역사 현장이고, 또한 백제 고구려 신라 3국이 패권을 겨루던 요충지다. 조선왕조 5백년동안 한강변을 따라 독서당 광흥창 동·서빙고 도진하며 낙천정 제천정 망원정 등 사적 명소가 수없이 많이 펼쳐졌건만 모두 다음 기회로 미룰 수밖에 없게 되었다.

 59년 한국일보 지상에 연재했던 「서울륙백년」 내용을 제1권으로 하고, 이번에 2년 반에 걸친 연재내용 가운데 남산편을 제2권, 응봉·창덕궁·창경궁 후원편을 제3권으로 엮어 단행본으로 이미 출판했다. 이어 낙산·청계천편을 제4권, 한강·한강변편을 제5권으로 계속 엮어 낼 작정이지만 이러한 작업도 서울의 역사를 살피는데 아마 첫 걸음마에 불과할 것이다.

 독자여러분이 기대와 관심을 보여주었던 「서울륙백년」시리즈가 서울의 과거를 거울삼아 현재를 다듬고, 미래의 꿈을 가꾸는데 얼마간 밑거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할 뿐이다.

 연재를 끝내며 다시 한번 애독자 여러분에게 감사를 드린다.<전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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