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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 독일공장/스포티지/유럽자동차시장 안착(유럽의한국기업: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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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 독일공장/스포티지/유럽자동차시장 안착(유럽의한국기업:12)

입력
1994.1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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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기업과 “OEM방식 위탁조립” 제휴/차형·기능현지화… 연3만대 생산목표/“선진마케팅 배우기” 연내 현지판매법인도 설립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기차로 4시간거리에 있는 소도시 오즈나부르크는 독일이 자랑하는 스포츠카 조립업체이자 자동차를 OEM(주문자상표부착 방식)으로 생산하는 카만사로 유명하다.

 카만사는 자체 브랜드의 고유차종을 생산하지는 않지만 자동차시장의 본바닥이라 할 수 있는 유럽 유수의 자동차회사들로부터 생산을 위탁받아 이들의 자동차를 조립하거나 이들을 위해 신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주된 업무다. 이 회사의 고객은 폴크스바겐 벤츠 BMW 르노 포드등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굵직한 자동차업체가 대부분이다. 올해 폴크스바겐사가 만든 차중에서 이곳 조립라인을 거친 차들이 가장 우수한 것으로 평가 받을 만큼 카만사의 자동차조립 노하우는 독일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지금까지 유럽과 미국의 자동차회사를 대신해 생산해 왔던 카만사는 올해 한국의 기아자동차와 조립생산 계약을 맺었다. 내년부터 연 3만대를 목표로 스포티지 조립생산을 하는 기아로서는 카만사의 뛰어난 조립노하우를 이용할 수 있다는 이점 외에도 현지조립생산을 통해 유럽의 높은 관세장벽을 피할 수 있다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둔 셈이다. 기아에서는 품질면에서 최소한의 하한선만을 설정하고 조립방법및 색채, 디자인등 상당부분은 카만사에 맡긴다는 생각이다. 현지생산의 가장 큰 목적이 기술습득에 있고 유럽인의 까다로운 기호를 맞추려면 카만사의 마케팅감각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지난1901년 설립돼 올해로 94년의 연륜을 갖고 있는 카만사는 오즈나부르크와 라이네시에 2개의 생산조립라인을 갖고 있다. 지난해 두 공장에서 만든 자동차생산량은 14만대. 카만사는 자동차조립생산은 물론 기존 자동차를 지붕을 접었다 폈다할 수 있는 컨버터블로 전환하는 기술도 뛰어나다. 또 자동차 금형과 차량검사기기 제조능력에서도 평판이 높다.

 카만사가 유럽에서 독보적인 자동차조립생산업체로 성장할 수 있었던데에는 라인별 제품공정에 대한 철저한 품질검증과 컨버터블 개발에 따른 생산기술의 축적이 큰 힘이 된 것은 물론이다. 즉 설계 조립 디자인 검사등 제 단계를 「원 스톱 숍(ONE STOP SHOP)」이란 개념으로 묶어 한 공정이 완전히 끝난 뒤 다음 공정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철저한 품질관리시스템이 카만사 성공의 비결이라는 설명이다.

 유럽지역을 겨냥해 생산될 스포티지는 지난91년과 93년 동경모터쇼에 출품돼 새로운 스타일의 지프형승용차로 호평을 받았던 기아의 주력 수출품목. 최근 들어 독일등 유럽지역의 수출물량이 늘어 카만사에서 조립생산이 시작되는 내년부터는 기아자동차의 유럽진출을 선도하는 촉매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내년 4월부터 이곳에서 생산될 스포티지는 4도어와 2도어 두 종류. 현재 국내에서 생산중인 4도어차량을 기본 모델로 해 먼저 생산에 들어간뒤 2도어는 올해말로 예정된 국내생산계획에 따라 생산규모와 시기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중 일부는 컨버터블로 생산된다.

 카만사측은 지난4월 기아와 현지조립생산을 위한 의향서를 체결한뒤 지금까지 2백50만마르크를 투자해 현재 조립라인정비작업이 한창이다. 빌헬름 카만회장은 『기아의 스포티지는 컨버터블차량을 선호하는 유럽인의 취향에 적합해 이곳에서도 승산이 있다』며 『유럽과 미주지역에 치우쳐있는 거래처를 아시아로 확대한다는 취지에서도 기아는 우리에게 중요한 고객』이라고 말했다.

 기아는 프레임 시트 타이어 내장재등을 현지조립생산을 통해 유럽사양에 맞게 개조한뒤 올해안에 현지판매 전담관리를 위한 현지법인을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또 카만사와의 협의를 거쳐 내장재와 차체등을 합작생산하는 조인트 벤처설립도 추진중이어서 선진자동차생산기술을 습득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우리에게 닥칠 EU의 자동차수출물량규제를 미리 막아보자는데에도 뜻이 있습니다. 관세장벽을 피할 수 있고 수준높은 자동차 노하우를 배울 수 있다는 점이 합작조립생산이 갖는 매력입니다』

 앞으로 유럽지역의 수출거점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OEM위탁생산은 현지공장설립 못지 않게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게 기아관계자들의 설명이다.【오즈나부르크(독일)=황유석기자】

◎기아자 수출전략 야심자동차/첨단「스포츠 카」/설계·디자인 자체개발… 최고속력 1백40마일

 기아자동차가 스포티지 독일위탁조립생산과 함께 추진하고 있는 또하나의 야심작은 수출전략품목으로서 개발중인 스포츠카이다. 96년부터 연간 2천대규모로 양산키로 한 스포츠카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개발됐다는 점외에도 선진자동차시장에서 시장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는 차종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이번에 개발되는 스포츠카는 이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를  갖고 있는 영국의 로터스사로부터 플라스틱 몸체타입이라는 첨단기술을 제공받아 이뤄진 것이어서 국내 스포츠카 생산활성화에도 자극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총6백억원을 투입, 지난10월부터 본격개발에 들어간 기아스포츠카는 설계및 디자인을 자체 개발한 최고출력 1백40마력의 2인승 2도어 컨버터블형. 충돌시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차체중심부에 고강도 프레임을 장착하는등 승차감과 안전성에 초점을 맞췄다고 기아측은 말하고 있다. 특히 세계자동차시장에서는 어느곳이고 일정규모이상의 시장수요를 갖고있는 컨버터블형 스포츠카라는 점이 기아자동차가 기대를 걸고있는 부분이다. 스포츠카와 같은 첨단차량을 개발, 고유브랜드로 판매함으로써 얻게되는 기업이미지제고도 무시할 수 없는 부수효과이다.

 한 관계자는 『해외수출의 높은 규제의 벽을 뚫기 위해서는 결국 기술로 승부할 수밖에 없다』며 『이런 점에서 최근 더욱 각광받고 있는 스포츠카등 첨단차종에 대한 관심과 과감한 기술투자가 병행돼야 국내자동차수출도 활기를 띨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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