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예술이라고 처음 말한 음악가는 베토벤이라고 한다. 그의 시 예찬은 더욱 적극적이다. 『위대한 시는 가장 귀중한 국가의 보석과 같다』 역시 그는 위대한 음악가이자 예술인이다. 프랑스의 작가 볼테르는 『시란 영혼의 음악이다. 보다 더욱 위대하고 다감한 영혼들의 음악』이라고 말한다. ◆시는 영혼으로 쓴다. 시인은 늙어도 시는 늙지 않음이 그런 까닭에서다. 우리곁에 팔순의 노시인이 있음을 기뻐한다. 「하늘만큼 훤출한 자기자유」를 한껏 누리는 미당 서정주시인의 팔순 축수연이 오늘 범문단적으로 열린다. 인생 여든 해, 시 예순 해, 얼마나 감동적이고 흐뭇한 일인가. 그의 시는 바로 우리네 운율이고 영혼의 노래이기도 하다. ◆50여년전에 처녀시집 「화사집」을 출간했지만 시작은 벌써 그 훨씬 이전에 시작되었다. 그로부터 외로운 길 60년을 지내왔다. 시작 예순해가 어디 쉬운 일이고 흔한 일이랴. 세상에 드물고 귀중한 시인의 일생이다. 시인은 75살의 나이에 제3의 인생을 선언하고 시에 대한 집념을 새롭게 불태우고 있다. 노안에 숨겨진 영혼은 여전히 치열하고 젊기만 하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보다」 이렇게 노래한 미당시인은 「이제는 돌아와 거울앞에 선 / 내 누님같이」 따스하게 우리 가까이 있음이 자랑스럽기만 하다. 우리에게도 이런 시인, 이런 예술인이 있음이 무한한 위안이 아닐 수 없다. ◆이젠 삶의 중심을 문화와 예술로 옮길 때가 되었다. 메마르고 흐트러진 일상을 풍요롭게 만들지 못하면 어디로 표류할지 모를 세상이다. 팔순의 노시인에게 경의를 보내고 그에게 귀를 기울이자. 시인이 외롭지 않아야 모든 인생이 외롭지가 않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