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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기6대 체첸 재폭격/옐친,「질서회복조치」 착수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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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기6대 체첸 재폭격/옐친,「질서회복조치」 착수 밝혀

입력
1994.1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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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장갑차60대 국경집결【모스크바 AFP 로이터=연합】 보리스 옐친 러시아대통령이 체첸공화국의 적대세력들에 대해 무기를 버리라고 요구한 최후통첩 시한인 1일 상오6시(한국시간 1일 낮12시)가 지난지 수시간만에 정체불명의 전투기 6대가 수도 그로즈니 외곽을 다시 폭격했다.

 현지 로이터 통신기자는 전투기들이 그로즈니 상공을 2차례 이상 비행한 뒤 공항 부근에 폭탄을 투하했으며 폭음에 이어 검은 연기기둥들이 하늘로 치솟았다고 전했다.

 한편 옐친대통령은 이날 분리독립을 꾀하고 있는 체첸공화국의 「질서」를 회복하기 위한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고 선언했다.

 대통령공보실 대변인은 그러나 더 이상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고 이번 조치가 『비상사태선포를 자동적으로 의미하진 않는다』고만 전했다.

 러시아 의회대표단은 이날 조하르 두다예프 체첸대통령과 협상하기 위해 체첸으로 떠났다.

 한편 이날 체첸 인접 북오세티아의 블라디카프카즈 공항에서는 수십대의 러시아 수송기들이 병력을 수송하는 광경이 목격됐다. 러시아군은 북오세티아의 모즈도크에도 60여대의 장갑차들을 집결시켰다.

 이날 상오 러시아군의 침공을 우려한 민간인들이 속속 피란길에 올라 그로즈니시 중심가는 한산했다.

◎체첸 「제2 아프간전쟁」 우려/러 “독립도미노막자” 반군측지원/회교권반발의식 본격개입 주춤

 체첸공화국의 내전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보리스 옐친러시아대통령이 유혈사태를 중단하지 않을 경우 무력개입할 수도 있다는 최후통첩을 발표함으로써 코카서스지역 일대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러시아의 자치공화국인 체첸은 지난 91년 러시아로부터 분리독립을 선언한 이래 조하르 두다예프대통령이 반러시아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면서 러시아에 반기를 들어왔다.

 인구 1백20만의 작은 공화국이긴 하나 석유매장량이 풍부한 체첸은 전략적으로도 러시아 안보에 중요한 지역이기 때문에 러시아로서는 절대 독립을 용인할 수 없는 입장이다. 특히 코카서스지역에는 회교도 민족들이 많이 살고 있어 체첸이 독립할 경우 분리독립의 도미노현상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러시아는 이같은 이유로 그동안 항공로 차단등 경제제재조치와 함께 체첸내반군세력인 임시평의회에 무기와 자금을 비밀리에 지원, 두다예프정권을 전복하려는 공작을 해 왔다.

 그러나 최근 헬기와 탱크등을 앞세운 반군측의 수도 그로즈니에 대한 공격이 실패로 끝나고 두다예프가 이 전투에서 포로로 잡은 러시아군 병사 70명을 처형하겠다고 위협, 옐친정부를 분노케 하고 있다.

 옐친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앞으로 48시간내에 체첸의 유혈사태가 종식되고 모든 세력들이 무장해제를 하지 않을 경우 온갖 수단을 동원, 체첸내의 법과 질서를 회복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현재 체첸국경과 인접한 모즈도크에는 러시아 내무부소속 특수부대들이 집결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고 러시아 정규군부대들도 출동태세를 갖추고 있다. 옐친은 만약 두다예프가 끝까지 말을 안들을 경우 이 지역을 비상계엄지역으로 선포한 뒤 무력개입까지도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러시아군의 개입은 민간인의 희생을 가져올 우려가 큰데다 자칫 체첸국민들의 감정만 건드려 이들이 이에 대한 보복으로 러시아내 핵발전소등을 테러공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결코 쉽지 않다.

 체첸인들은 민족성이 강인해 러시아 각지의 범죄조직을 거의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여의치 않을 경우 항공기납치, 철도파괴, 핵발전소공격등 테러행위도 서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러시아가 무력으로 체첸을 평정하는 방법을 놓고 러시아 지도부는 상당한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벨 그라초프국방장관은 『체첸을 장악하는데는 공수부대 1개연대면 충분하지만 무력보다는 정치적 해결이 바람직하다』고 신중론을 표시하고 있다.

 만약 전쟁이 발발할 경우 구소련에서 떨어져나간 중앙아시아의 카자흐 우즈베크 투르크멘 타지크등의 회교세력들의 반발을 살 뿐만 아니라 인근의 회교국가인 터키 이란등이 체첸을 지원할 가능성도 있어 코카서스지역이 제2의 아프간이 될 수도 있다.

 두다예프는 일단 옐친의 최후통첩을 피하기 위해 30일 사태해결을 위한 협상을 제의했다. 그러나 양측이 모두 강경입장을 고수하는 한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모스크바=이장훈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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