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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아주로 「동방진출」 가속/한국 등 아시아국과 합작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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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아주로 「동방진출」 가속/한국 등 아시아국과 합작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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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1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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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적 기업” 이미지 벗고 기술혁신 온힘 벤츠자동차는 세계 최고라는 명성에 걸맞게 기술혁신에 해마다 엄청난 돈을 투입하지만 자동차의 외견만은 거의 변함이 없다. 날렵함과는 거리가 먼 투박함, 이 투박함에서 비롯된 안정감과 중후함은 벤츠가 1백여년간 소비자들에게 각인해 온 이미지다. 

 일본과 미국, 그리고 우리나라 자동차에도 오래전부터 부착되고 있는 디지털식 계기판을 벤츠는 아직까지 거들떠보지도 않고 구식 계기판을 고집한다. 이만큼 벤츠는 보수적인 기업이다. 몇년전만 해도 벤츠의 주요부품과 차체에는 「MADE IN GERMANY」라고 적혀 있었다.

 그러나 벤츠는 바뀌었다.「MADE IN GERMANY」에 대한 미련을 과감히 끊어 버렸다. 자부심에 안주하고 명성을 먹고 살던 소극적인 경영전략에서 공격적이고 전투적인 모습을 띠게 됐다. 

 에자르트 로이터회장이 다임러 벤츠그룹의 지휘봉을 잡은 지난 87년부터다. 특히 아시아와 동구권시장을 향한 벤츠의 정열은 언론들이 「동방전략」이라고 표현할 만큼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10여년전만 해도 벤츠의 아시아 자동차시장점유율은 1%를 넘지 못했으나 지난해에는 7%로 껑충 뛰어올랐다. 그리고 최근에는 한국등 동남아시아국가들과 합작발표가 줄을 잇고 있다.

 기술전수에 소극적인 벤츠로서는 엄청난 변화다. 벤츠그룹 로이터회장은 한국일보 유럽취재팀과의 인터뷰에서 아시아시장을『미래에 가장 괄목할 성장시장(THE CRUCIAL GROWTH REGION OF THE FUTURE)』이라고 표현했다. 벤츠가 앞으로 엄청난 투자를 감행하겠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자동차의 경우 한국의 쌍용자동차와 상용차및 승용차용 디젤엔진 공동생산협정이 맺어져 제품이 시장에 나온 상태고 일본 중국 러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인도 필리핀등과도 상용차나 승용차, 엔진등의 공동생산협약을 맺었거나 조립공장을 건설할 계획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중국과는 지난 9월 버스합작공장을 세워 연간 관광및 대중교통용버스 완성차 6천대와 버스용 차체 1만2천대를 생산키로 발표해 일본업계에 큰 충격을 주었을 정도로 중국시장선점을 서두르고 있다. 벤츠의 아시아전략은 자동차에만 그치지 않는다.

 전자관련 자회사인 아에게(AEG)는 상하이투자에 참여하고 있고 항공부품관련자회사인 다사(DASA)도 최근 중국과 합작계획을 발표하는등 그룹차원에서 힘차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발표된 일본 미쓰비시사와 항공 전자 자동차등 각 분야에 걸친 포괄적인 기술제휴는 세계 유수기업간에 찾아보기 힘든 일이었고 일본시장은 미국에 이어 두번째로 큰 벤츠의 해외시장으로 성장했다.

 이처럼 벤츠사가 눈을 아시아로 돌리게 된 계기는 물론 유럽전역에서 몇년동안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는 불황의 검은 구름이다. 튼튼한 재무구조와 성장률을 자랑해 온 벤츠사도 업종통폐합은 물론 92년부터 95년까지 종업원 7만5천명을 해고할 방침이다. 

 벤츠는 살아 남기 위해 하향곡선을 긋는 유럽시장에서 눈을 돌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시급했다.

 착실한 공업화의 길을 걷는 중국의 엄청난 잠재력과 한국 일본등 동남아시아시장은 벤츠로서는 놓칠 수 없는 노다지시장으로 인식된 것이다. 벤츠가 한국의 쌍용과 2000년까지 각종 엔진과 상용차생산협정을 맺은 것도 이같은 벤츠의 동방전략의 일환이다.【진델핑겐(독일)=김승일기자】

◎다임러 벤츠사 에자르트 로이터 회장(인터뷰)/「공격형경영」 변신/독 벤츠사/벤츠 생산과정 국제화 주력/유럽통합은 자유교역 확대 윤활유

 다임러 벤츠사는 벤츠자동차등 4개 회사를 거느린 독일 최대의 기업이다. 다임러 벤츠의 에자르트 로이터회장(66)은 독일 거대기업의 총수라는 직위와 아울러 독일 민간경제계의 지도자로도 명망이 높다. 

 한국의 쌍용자동차와 합작투자를 결정하기도 한 로이터회장은 동구투자지원과 아시아진출등 동방정책의 강력한 지지자로 알려져 있다.

 ―현 시점에서 독일통일의 경제적 결과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8천만 인구를 가진 독일은 이제 EU국가중 가장 큰 민주주의 국가가 됐다. 이는 전세계적인 협력을 위한 새로운 기회일뿐만 아니라 독일에 무거운 책임이 지워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독일은 근본적 재통합이 필요하다. 동시에 우리는 더욱 국제화하여야 한다』

 ―벤츠그룹의 경영혁신전략의 핵심은 무엇인가.

 『4개의 자회사를 가진 독일 최대기업인 우리로서는 92년중반부터 시작된 불황의 여파를 피할 수 없었으나 사태의 흐름을 일찍 간파하고 생산력증대와 비용절감을 위한 노력을 경주했다. 92년부터 95년까지 7천5백명의 직원감축계획도 경영혁신방안의 하나다. 또한 대량생산과정의 국제화와 그룹구매활동의 세계화도 단행했다』

 ­유럽단일시장형성에 대한 견해는.

 『유럽공동체의 발족은 중요한 업적이다. EU의 실현은 각국의 번영과 안정을 위한 초석을 제공했다. 이제 EU의 임무는 동부유럽과 터키를 포함한 지중해국가, 중동과 동남아시아국가들과 새로운 협력관계를 맺어야 한다. 유럽통합정책은 다른 지역경제와 담을 쌓는 고립정책이어서는 안된다. 오히려 우리는 자유교역의 수레바퀴가 원활히 굴러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벤츠그룹이 동구투자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동구의 빈곤은 문제이기도 하지만 기회이기도 하다. 저렴한 생산비용과 꾸준히 높아지고 있는 생산성과 질을 생각해 보라. 한국의 성공사례는 이곳에서도 좋은 모델이다. 몇몇 동구국가들은 이미 상당한 성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우리는 이제 막 자유와 번영을 위한 행진을 시작한 동구의 민주주의 국가들을 돕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한국자동차산업의 경쟁력에 대한 견해는.

 『한국의 자동차회사들은 지금까지 독일을 포함한 세계시장에서 엄청난 정열을 과시했으며 이에 멈추지 않고 야심적인 목표를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지대한 관심을 갖고 이를 지켜보고 있다. 앞으로 경쟁의 핵심은 가격경쟁력에 달려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한국자동차산업은 세계시장에서의 지위를 한층 강화시키는데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믿는다』【송용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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