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AIDS)는 천형으로 일컬어진다. 발병하면 반드시 죽음에 이른다는 무서운 병이다. 1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이같은 에이즈에 대한 관심을 고양시키기 위해 제정한 「에이즈의 날」로 7회째다. 42개국대표들이 이날부터 파리에서 「에이즈 총회」를 열고 범세계적인 대책을 논의하고 있지만 뚜렷한 치료방법이 없는 데다 인식조차 부족하다는데 고민이 있다. WHO발표에 의하면 6월말 현재 환자수는 전세계 모든나라에 걸쳐 98만5천1백19명으로 집계된다. 감염자는 1천7백만명으로 하루 6천명, 14·4초에 한명이 에이즈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심각한 상황이다. 에이즈는 감염자의 대부분이 한참 일할 나이인 20∼40대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내년으로 첫 환자발생 10년을 맞는 우리나라는 감염자 4백6명에 54명이 사망하고 1명이 이민을 가 현재 3백51명이 투병중인 것으로 집계돼 있지만 잠복해 있는 감염자는 이보다 몇배 많을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최근엔 내국인간의 성접촉으로 인한 감염자가 늘어나는 등 점점 우리생활속을 파고 들고 있다.
이처럼 에이즈는 이젠 어느 한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인류의 공적임을 인식하고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전세계가 하나의 공동체가 된 상황에서 자기만, 자기나라만 잘한다고 해서 이 병의 마수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방치하면 21세기엔 모든 경제발전이 수포로 돌아갈 것이란 경고가 나온지 오래다. 전인류가 이 병의 검은 그림자에 떨고 이병을 「현대판 페스트」라고 부르는 까닭도 바로 여기에 있다.
에이즈는 치료백신이 없는 상황에서 예방이 최선책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병에 대한 올바른 지식과 함께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해외수입단계를 지나 국내에서 자생하는 상황을 맞고 있는데도 우리는 애써 이를 외면하려고만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병에 대해 그릇된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감염오인으로 자살하는 사람까지 생기고 환자의 인권보호는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로는 신중한 수혈과 건전한 성생활 및 콘돔사용이 예방책이지만 보수적인 전통에 얽매여 이를 공공연히 논의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낡은 관념의 벽을 타파해야 한다. 일본등 선진국처럼 콘돔사용을 권장하고 고등학교에서부터 에이즈교육을 하는 문제도 검토해 볼만하다.
정부는 에이즈에 대한 정보와 상황을 그때 그때 국민들에게 정확히 알리고 국민들은 이에 협조를 아끼지않는 능동적인 자세만이 이병의 만연을 막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더이상 쉬쉬하거나 외면할 때는 지났다. 에이즈는 바로 너와 나의 문제임을 자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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