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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유럽합중국/맹주굳힌다/통독 「경제힘」 동·서구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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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유럽합중국/맹주굳힌다/통독 「경제힘」 동·서구질주

입력
1994.1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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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파연결 「독국경도시 오데르」 르포/베를린·브란덴부르크 광역화… 아우토반 확장도 한창 통일의 힘이 분출되고 있다. 통일된 지 만 4년을 넘기면서 독일은 되살아난 경제 활력을 바탕으로 주변 국가들에 「실력」을 과시하기 시작했다. 냉전 체제아래 구소련이 맡았던 동구등 사회주의 경제권의 공백을 속속 메우고 있고 서구쪽에서도 유럽연합(EU)의 실질적 맹주로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베를린을 폴란드와 맞닿게 하는 수도권 광역화사업을 벌이는가 하면 유엔에서조차 독일어를 국제공용어로 만들려는 야심을 보인다. 분단을 이겨낸 통일의 위력을 현장취재로 짚어본다.【편집자주】

 독일―폴란드 국경도로는 동구로 내닫는 대형 트레일러의 끝없는 행렬에 온통 몸살을 앓고 있다.

 동베를린 중앙역에서 기차로 1시간가량 걸리는 인구 8만의 국경도시 프랑크푸르트 오데르―. 역광장에서 택시를 잡아 세관을 가자고 했더니 운전기사가 고개를 설레설레 흔든다. 베안츠 바이어라고 이름을 밝힌 기사는 『보통때도 10, 재수없는 날엔 30여씩 차가 밀리는 곳에 무슨 볼 일이냐』면서 짜증스런 표정이 완연했다. 

 베를린에서 12번 아우토반(고속도로)을 따라 1백쯤 달리면 오데르강을 사이에 두고 폴란드의 스베이초시와 맞붙은 프랑크푸르트 오데르에 닿는다.

 4차선 확장공사가 거의 마무리단계인 12번도로지만 어디선지 갑자기 수십대씩 쏟아지는 컨테이너트레일러들의 행렬때문에 폴란드방향 차선이 꽉 막힌다.

 오데르세관을 통과하는 트레일러 물량은 연간 40만대. 세관책임자인 뵐커씨는 『내년6월 12번 아우토반의 확장공사가 끝나면 지금보다 3배인 1백20만대 처리는 거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독일과 폴란드의 국경선이 한가운데를 지나는 길이 3백여 의 오데르강 다리는 현재 편도1차선의 낡고 좁은 다리지만 바로 인접해 절반쯤 확장공사가 진행된 새 교량이 착착 건설되고 있다. 

 스베이초에서 독일로 들어오는 도로는 수백대의 승용차로 메워져 4∼5나 늘어선 검문행렬에 지친 탑승객들이 갓길에 내려 북적대고 있다.

 세관관리들은 폴란드와 러시아, 리투아니아등 독립국가연합(CIS) 국가로 나가는 차량에는 자동차 곡물 식품 의류등이 주로 실렸고 독일로 들어오는 차량은 대부분 목재 가축 건자재등을 적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독일에서 빠져나가는 트럭은 대부분 화물을 만재한 상태인 반면 동구쪽의 컨테이너는 40%가량이 텅 빈 상태로 들어온다고 덧붙였다.

 트럭적치장의 기사식당주인 모니카 페라리씨(55·여)는 『작년만 해도 독일이나 네덜란드 국적을 가진 기사들이 많았는데 요즘은 95%가 CIS나 폴란드인이고 서방 출신은 5%도 안 된다』고 귀띔했다. 워낙 교통체증이 심해지자 독일을 비롯한 EU국가의 운송회사들이 폴란드국경을 통과하는 화물은 아예 취급하기 꺼리기 때문이란다.

 독일 연방정부는 폴란드측의 인접도로가 현재 상태로 방치돼서는 근본적인 체증해소가 어렵다고 판단, 오데르강 건너편 폴란드 국경도로의 확장사업에 2천4백만마르크(1백20억원)를 지원하는 한편 스베이초방향 10지점에 양국합동 통관사무소 청사를 아우토반 완공에 맞춰 건설중이다.

 동독시절부터 38년간이나 세관업무를 보고 있다는 뵐커씨는 오데르 세관의 관세징수액이 지난해 연간 7천8백만마르크로 『프랑크푸르트마인 공항, 함부르크항구 다음으로 세수 규모가 큰 세관』이라고 자랑했다.

 지난해 독일과 동구국가와의 교역규모는 러시아가 2백20억마르크, 폴란드 1백83억마르크, 체코 1백40억마르크, 헝가리 유고 각 96억마르크, 루마니아 31억마르크, 우크라이나 19억마르크등 모두 7백71억마르크(5백14억달러:수출 4백74억마르크 수입 2백97억마르크)에 이르고 있다.

 흡사 2차대전초 로멜장군의 탱크군단이 폴란드평원을 질풍처럼 돌파했듯이, 독일경제의 힘을 실은 대형트럭 행렬이 동으로 동으로 몰려나가며 망해버린 사회주의의 공백을 메우는 모습이다. 

 킬경제연구소의 지버트소장은 저서에서 『독일이 통일을 다지기 위해서도 동구의 개혁을 도와야 하며 만약 동구가 개혁에 성공하면 독일에는 4억인구의 새로운 잠재시장이 생기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경제부의 EU협력관 한스헤닝 폰모소씨는 『EU의장국으로서 독일은 동부 또는 중부유럽의 이익에 특별한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프랑크푸르트 오데르=유석기기자】

유석기(경제부기자)

고재학(전국부기자)

김상우(국제부기자)

송용회(생과부기자)

신효섭(정치부기자)

황유석(사회부기자)

김승일(사회부기자)

김현수(독자부기자)

장계문(사진부차장)

최종욱(사진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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