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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무역의날/제31회 기념식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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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무역의날/제31회 기념식 이모저모

입력
1994.1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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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첫 100억불탑 영예/수출늘어도 수지악화 무역관계자 착잡/수상예정 3개중기 부도로 “불운의 날” 제31회 무역의 날 기념식이 김영삼대통령과 김철수상공자원부장관, 수출입 유공자, 무역업계대표 및 근로자등 1천5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30일상오 한국종합전시장(KOEX) 올림피아홀에서 열렸다. 이날 기념식에서 단일기업으로는 처음으로 1백억달러 수출을 한 삼성물산의 신세길사장과 수출신장률이 1백%를 넘은 기륭전자(주)의 하병철사장이 기업인 최고의 영예인 금탑산업훈장을, 오리온전기의 엄길용사장이 은탑산업훈장을 받는등 모두 4백72명이 훈·포장과 표창을 받았다.

 또 삼성물산이 1백억불탑, 금성일렉트론이 10억불탑을 받는등 중소기업 3백77개 대기업 24개등 4백1개 업체가 수출탑을 받았다.

 기타 훈장을 받은 수출유공자는 다음과 같다.

 ◇동탑산업훈장=오세희(금성통신대표) 이세채(한미통상대표) 양회천(대신전기대표) ◇철탑산업훈장=박윤소(남양키데대표) 박재범(대성정밀대표) 이정훈(두산전자대표) 문흥렬(한국무역대리점협회장) ◇석탑산업훈장=이순도(협동물산 반장) 백효휘(현대자동차부사장) 송기세(남양수산대표) 김명석(우성대표) 배경산(미주제강직장) 강유식(금성일렉트론상무)

 ○…이날 시상식에서 각종 상을 받은 수출업계는 크게 고무된 모습인 반면 상공자원부와 무역협회관계자들은 착잡한 표정이 역력했다. 수출이 다소 늘었지만 수출하려면 수입부터 늘려야 하는 우리 경제의 구조적 병폐가 불거지면서 올해 무역수지가 당초 예상보다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상공부는 올들어 선진국들에 대한 수출증가율이 10월말 현재 미국 9.8%, 일본 16.4%, 유럽연합(EU) 11.7%로 각각 두자리수 안팎의 높은 신장세를 나타냈으므로 적어도 수출이 회복중인 것은 틀림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엔화강세로 일본상품의 수출단가는 90년을 1백으로 할때 올들어 평균 1백32.0으로 크게 오른 반면 우리 상품의 수출단가는 99.8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나라 수출은 이같은 경쟁력우위에 맞먹을만큼 빠른 신장세를 보이지 못한 것이다. 상반기중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의 경우 전체 수입증가율이 12.7%나 됐지만 한국의 대미수출은 9.8% 늘어나는데 그쳤다. 엔고와 선진국 경기회복 덕분에 주어진 「몫」을 제대로 챙기지도 못한채 중국등 후발개도국들에 덜미잡히는 결과를 빚고 있다는 얘기다. 또 자본재수입은 지난해보다 27.6%나 늘어났고 일반기계류는 무려 30.9%가 급증, 설비투자가 「소나기」퍼붓듯 진행중임을 입증했다. 내년에는 원유등 국제원자재가격이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탈 전망인데다 엔화와 마르크화도 약세로 반전돼 올해 우리 수출을 도와준 대외여건이 크게 악화될거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제31회 무역의 날 수출유공업체 시상식에서 5백만불수출탑을 받기로 예정됐던 3개 중소기업이 부도가 나는 바람에 뒤늦게 수상자명단에서 제외시키는 일이 발생,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입증했다. 부도로 포상을 못받게 된 업체는 (주)서울유미 (주)세림케미칼 (주)안흥통상등 3개 업체로 이들 업체는 모두 지난 8월이후에 부도를 냈는데 무역의 날 포상기준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7월말까지의 수출실적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이들 업체들도 수상대상에 올랐었다. 그러나 이들 업체는 이미 회사 자체가 없어지고 전화연락조차 불가능한 상태여서 이날 시상식에서 제외됐다.【유석기기자】

◎금탑훈장/기륭전자 하병철씨/창립 5년만에 수출 5천만불 돌파

 금탑산업훈장을 받은 기륭전자(대표 하병철)는 위성수신기와 무선전화기등을 주로 생산, 창립 5년만에 수출 5천만달러를 단숨에 돌파한 기업. 무역의 날 수상무대에 처음 나서면서 금탑훈장을 거머쥔 「작은 거인」같은 중소업체다. 가입자에게만 깨끗한 화질의 방송을 수신케 해주는 「위성방송 해독기」를 미국의 사이언티픽 어틀랜터사와 공동으로 92년에 개발, 중동과 유럽 시장을 뚫는데 성공했다.

 일반 위성방송용수신기를 연간 40만대 생산하는 설비능력을 갖춰 세계 최고의 양산실력과 품질이라는 평을 얻고 있다.

 또 디지털방식의 휴대폰을 국내 최초로 개발해 기존 아날로그방식에 비해 혼선이나 잡음을 크게 개선함으로써 이 제품만으로 연말까지 1천만달러 수출이 기대되고 있다.

 하사장은 『매출액대비 5%선인 연구개발비를 수년내 10%까지 높여 세계 어느 업체도 넘보지 못할 경쟁력을 확보하는게 목표』라고 말했다.

◎석탑훈장/협동물산 이순도씨/입사 21년… 까다로운 일도 품질호평

 여성근로자로는 처음으로 석탑산업훈장을 받은 부산 협동물산(주)의 생산반장 이순도씨(54)는 10여년전 남편을 사별하고 혼자 힘으로 외아들(24)을 고등학교까지 졸업시킨 억척주부로 지난 73년 협동물산에 입사한뒤 실감는 단순작업부터 시작, 올해로 21년째를 맞는 「수출전사」.

 밤10시가 넘도록 야간근무하는 날도 많지만 이씨가 동료들을 설득해 정성을 모은 탓인지 협동물산은 지금까지 납기지연이나 품질불량에 따른 클레임을 한번도 당한 적이 없다고.

 이 회사 황대윤전무는 『여성근로자 1백10명가운데 90%이상이 기혼이어서 잔업이나 휴일근무를 요구하기 어려운 실정이지만 까다롭기로 소문난 일본바이어로부터도 품질을 인정받게 된 것은 이반장을 중심으로 근로자들이 똘똘 뭉친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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