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튼튼한 기본기·주제 소재 참신성·구성 짜임새 있어야/본보 정한숙·김규동·하근찬 등 문단 중추인물들 배출 한국문단의 역량있는 작가 배출의 디딤돌 역할을 해온 신춘문예 계절을 맞고 있다.
출판시장의 양적 확대로 개인의 작품 출간이 비교적 자유로워지고 각종 문학·예술 잡지를 통한 등단 기회의 확대등으로 각 신문의 신춘문예 성가가 예전같지 못하다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여전히 신춘문예는 파벌에 구애받지 않는 심사와 등단 후에도 계속되는 관심등 엄격한 권위와 장점을 갖고 있다.
작가지망생들은 그래서 매년 신춘문예 계절이 돌아오면 새해 1월1일자 신문지상을 통해 화려하게 작가로 탄생하는 꿈을 키우며 원고를 갈고 다듬는다.
창간 이듬해인 1955년부터 시작된 한국일보 신춘문예는 최고 수준의 문인들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이 한국문학사에 방향타가 될 작품들을 엄선, 문단의 중추적 인물들을 배출해왔다.
한국일보 신춘문예를 거친 정한숙 김규동 오상원 하근찬 이오덕 윤모촌씨 등은 이미 문단의 원로로 존경받고 있다.
공모 첫해에 당선된 소설가 오상원씨의 「유예」는 전후 상실감 속에서 폐허를 헤매던 젊은이들의 의식을 수용했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유예」라는 단어는 당시 문학 청년들에게 꿈과 애정, 절망의 의미로 유행어처럼 널리 쓰였다.
57년 당선작인 하근찬씨(63)의 「수난2대」는 한국현대사를 문학적으로 수용함으로써 반향을 일으켰으며 60년대 들어 소설가 김승옥 최인호 홍성원 윤흥길씨등이 신춘문예를 통해 문학적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62년에 「생명연습」으로 당선된 김승옥씨의 등장은 그의 참신한 감성과 언어구사로 당시 문단에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졌다. 최인호씨는 70년대 베스트셀러 소설 시대를 이끌었다.
천금성씨(53)는 69년 「영 해발 부근」으로 당선되며 문학의 소재를 해양으로 넓혔는데 당선소감까지 곁들인 원고를 내 화제가 됐고 윤후명씨는 79년 「산역」으로 소설가 대열에 올랐다. 시인으로는 권일송 박리도씨등이 한국일보 신춘문예 출신으로 활동중이며 지금은 공모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수필로 이오덕씨와 윤모촌씨등이 필력을 인정받았다.
80년대와 90년대 등단한 문인들도 문단의 주목속에 단행본 발간과 동인 활동등 정력적으로 활동하며 연륜을 쌓아가고 있다.
신춘문예 지망생들에게 이미 등단을 거친 선배들과 문학평론가들은 무엇보다 충실한 기본기와 참신성, 구성의 짜임새등을 주문하고 있다. 희곡의 경우는 무대성을 잊지 않고 동작의 연결을 늘 염두에 둬야 한다.
평론가 홍정선씨는 『응모작이 워낙 많기 때문에 되풀이되는 주제·소재·등장인물이나 늘어지는 구성, 문법·어법에 어긋나는 문장으로는 심사위원의 눈을 끌기 어렵다』고 말했다.【김병찬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